고물가에 기준금리까지…서민들 '아우성'
가공식품·채소 등 상승세 계속 이어져
외식물가도 30년 2개월만에 최고치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이 두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경기 안양시에 사는 주부 전인영씨(42·가명)는 요즘 심각한 '물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먹거리 가격이 너무 오른 탓에 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식재료를 비롯해 가공식품까지 예전과 비교해 너무 오른 탓에 마트에 가면 뭘 집어야 할지 판단이 안 설 정도다. 두 자녀의 교육비는 물론, 기름값도 비싸지면서 남편의 필수 지출 비용도 늘었다. 전씨는 "생활비만 해도 빠듯한데 금리까지 계속 오르니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돈을 모으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기존 생활을 유지하기도 벅찰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기준금리마저 올라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직장인부터 자영업자까지 여기저기서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p) 올리기로 결정했다. 밥상 물가에 이어 가계 이자 부담까지 더욱 가중되는 셈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계속 5%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로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8월 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크게 떨어진 수치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공식품을 비롯한 농산물, 외식 물가 등 먹거리 관련 품목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이 계속되고 있고 채소 가격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중 22개 품목은 전월과 비교해 가격이 올랐다. 항목별로는 고추장이 전월 대비 11.7% 올라 가장 높았고 이어 콜라(9.6%), 참치캔(5.9%), 마요네즈(5.1%), 라면(4.8%), 수프(4.6%), 어묵·즉석밥(3.1%) 등 순이었다. 이들 품목은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과 더불어 할인행사 종료, 가격 대응 등의 이유로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식용유(-9.0%)와 소시지(-6.1%), 즉석죽(-2.6%), 컵밥(-1.8%), 밀가루(-1.7%)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채소 가격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전날 기준 배추 10kg의 도매가격은 1만5860원으로 한 달 전 3만6185원에 비해 절반 이상 크게 떨어졌으나 여전히 평년(1만2269) 수준엔 못 미치고 있다. 양배추도 8kg에 1만292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970원에 비해 159% 비싸졌다. 무 가격도 20kg에 2만7800원으로 전년 9918원과 비교해 180%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지난달 기준 9% 상승해 1992년 이후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식 품목 중에는 ▲햄버거 13.5% ▲갈비탕 12.9% ▲김밥 12.9% ▲자장면 12.2% ▲해장국 12.1% 등이 크게 올랐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계엄 후유증' 겪는 국민들…尹대통령 상대로 잇단...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