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가 상장폐지를 포함한 경영재편을 모색하는 가운데 일본 대기업이 뭉친 일본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에 인수 우선협상권을 부여했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달 30일 2차 입찰에 참여한 복수의 후보로부터 법적 구속력이 있는 내용을 포함한 상세 의향 표명서를 받고 이 중 JIP와 우선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JIP는 일본 기업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일본 기업에 출자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JIP의 요청 이후 일본 전력회사 주부전력이 1000억엔(약 9900억원) 미만으로 출자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종합 금융그룹 오릭스도 1000억엔 규모의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R도카이, 도레이, 일본생명보험 등도 출자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도시바가 에너지, 전력 등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관련성이 높은 기업들이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시바는 JIP와 주식 취득 가격이나 매수 자금 조달 방법, 외국환 및 국제무역법 등 규제와 관련한 문제 등을 바탕으로 협의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기간은 한달 정도로 예상된다.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가격과 자금 확보 문제다.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2조2000억엔 수준이다. 현재 인수 후보들은 대주주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 잔여 지분의 공개매수를 실시해 상장폐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2조엔대 중반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의 출자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지, 나머지 대출에 대해 금융기관의 확약을 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도시바가 공개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도시바는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가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면서 이후 대혼란과 분쟁을 겪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회사 분할을 추진했지만 지난 3월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결국 공개매각 절차를 추진해왔다.
도시바 인수전에는 예비입찰에만 10곳의 인수후보가 참여했다. 이후 지난 7월 도시바 이사회는 일본 국부펀드인 일본투자공자(JIC)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JIP, 미국 베인캐피털, 영국 CVC캐피털파트너스, 캐나다 인프라 전문펀드 브룩필드 등 4곳을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도시바가 JIP과 우선 협상하기로 했지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1차 입찰에서 JIP와 손잡았던 JIC가 도시바의 상장폐지 이후 업계 재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2차 입찰은 개별로 응찰할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JIC는 미 베인캐피털과 연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도시바도 JIP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JIC에 상세한 제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나만 몰랐나"…스타벅스 모든 음료 4000원에 먹는...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