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KB국민은행 '리브엠' 때와
업계선 사뭇 다른 분위기
머천드 이승훈 대표가 수장 맡아
업계 친화적 행보 지향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모바일 송금 서비스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모바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오랜만에 알뜰폰 업계를 뒤흔들 '메기'가 등장했지만 3년 전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출시 때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리브엠이 파격적인 요금제로 기존 사업자들을 뒤흔들었다면 토스는 금융권을 견제하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인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4일 기존 10년 업력의 알뜰폰 업체인 머천드코리아 지분인수 거래를 종결,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새 브랜드명은 '토스모바일'로 확정했다. 현재 홈페이지와 요금제 개편 작업 등을 병행 중이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토스모바일은 기존 최고경영자(CEO)였던 이승훈 대표가 수장을 맡는다. 머천드 당시 이승훈·윤기한 대표 체제에서 이승훈 단독 대표체제로 변경 운영된다.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 임직원 일부도 등기이사로 경영에 참여한다.
국내 현행법상 알뜰폰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돼 기업 간 거래가 끝나면 별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국내 알뜰폰 등록사는 총 48개사로 사물인터넷(IoT) 회선 사업자 8개사를 제외하면 40개사에 달한다. 신규 등록이 아닌 기성 업체를 인수한 형태인 만큼 총 숫자는 그대로 유지된다.
토스라는 신규 메기의 등장에도 알뜰폰 업계 반응은 중립적이다. 2019년 KB국민은행이 혁신금융서비스(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을 선보였을 당시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리브엠은 주력 상품으로 데이터 11GB의 4만4000원 요금제를 출시하고 초기 신규가입 이벤트로 '반값' 행사를 내걸었다. 반값 할인을 위한 조건은 '국민은행 통장 보유'로 1년간 2만2000원을 내걸었다. 당시 알뜰폰 경쟁사들의 유사 요금제는 3만5000~4만원대, 대형 3사의 LTE 주력 요금제가 6만원대 수준이었다. 알뜰폰 업계에선 "자본력이 큰 은행이 도매대가 이하로 제공해 업계 출혈경쟁을 조장한다"는 반발이 들끓었다.
이후 금융권에서 비슷한 조건으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려 할 때마다 기존 알뜰폰 업체들은 반발해왔다. 알뜰폰으로 수익을 내지 않아도 되는 금융권이 파격적인 결합상품 등으로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토스의 경우 알뜰폰 업계가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출혈 경쟁 대신 후불폰 중심의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사업계획도 알뜰폰 시장 도입 취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모바일은 알뜰폰 시장 저변을 넓히고 가계 통신비 인하라는 알뜰폰 시장 도입 취지에 발맞춘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출시 예정인 토스모바일 상품도 출혈경쟁 없는 후불 중심의 수요를 반영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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