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 기준 반대매매 17.1조원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
9월초 19.5조원에서 한달새 2조원 넘게 감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규모가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가치가 치솟으며 증시가 급락한 지난주 대규모 ‘반대매매’ 여파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17조1647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며, 코로나19로 촉발된 유동성으로 증시가 상승한 2020년 11월 이후 최저다. 신용공여잔고는 지난해 9월 25조원을 웃돌아 올해초 23조원대로 감소한 뒤, 코스피가 1차 연저점을 찍은 올해 6월 17조500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써머랠리’를 지나며 급격히 불어나 이달초 19조원을 웃돌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반대매매 속도를 줄이기 위해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하면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담보비율을 종전 140%에 120%로 낮췄는데, 반등장에서 빚투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신용공여잔고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지난달 급락장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한달새 2조원 넘게 급감했다. 담보 부족에 직면한 개인투자자들은 기한 내에 돈을 더 채워 넣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당한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에서 평가금액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떨어질 경우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처분한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 27일 20.3%로 치솟았고, 28일과 29일에도 반대매매 비중이 13%와 10% 등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반대매매 비중은 8.5%로 올해 평균 비중(7.2%)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한달간 이뤄진 반대매매는 3915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26일 코스피가 3%, 코스닥은 5% 넘게 하락한 ‘검은 월요일’ 이틀뒤인 28일에는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2%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올들어 반대매매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사례는 지난달이 세번째다. 올해 1월과 6월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당시는 코스피 지수가 2600~2700과 2300~2400 수준에서 반대매매가 이뤄지며 주가지수가 단기간에 7% 가량 하락할 때 낙폭을 12% 수준으로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고점 이후 코스피 낙폭이 12%수준에 도달한 만큼 반대매매 출회에 따른 급격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이 경기침체를 감수한 기준금리 인상, 한국은행의 불가피한 동반 기준금리 인상, 경기둔화로 인한 내년 기업이익 불확실성 및 신흥국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낙폭과대 접근 등 주가지수 방향성에 대한 베팅이 용이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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