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소송 가능성에 경매보다 입찰 경쟁률 낮아
특수권리 물건 낙찰 시 대출 어려워 '준비 철저'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지난해 4월 공매 물건으로 나왔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번지 땅과 건물 최저입찰가는 111억2619만원이었다. 일반경쟁(최고가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 결과 해당 건물과 토지는 같은 해 7월 111억5600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고위공직자나 유명 연예인의 부동산이 공매에 부쳐지는 사례를 적잖이 볼 수 있다. 앞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은 공매에 넘어가 5번의 유찰 끝에 6번째 낙찰되기도 했다.
공매는 체납 세금이나 재정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압류한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강제성이 있다. 경매가 법원이 주체가 돼 민사집행법에 따라 부동산을 매각한다면, 공매는 캠코가 나서 국세징수법에 따라 행한다. 공매처분시스템 '온비드'에서 온라인으로 입찰이 가능하며, 입찰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내면 된다. 현금 납부는 물론 전자보증서 납부도 가능하다. 물건 선택의 폭은 경매보다 좁다.
낙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될 경우 물건 가격은 10%씩 내려간다. 경매가 관할 법원에 따라 20~30%씩 저감되는 것과 비교하면 저감률은 낮다. 대신 감정가격의 50%까지 가격이 떨어지면 공매 진행이 중단된다. 또 인도명령 제도가 없어 점유자와 낙찰자가 명도 협의를 해야 하는데 원만하지 못하면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부담 때문에 경매보다 입찰 경쟁률은 낮다.
만약 낙찰받은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매각결정취소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이 전 대통령이 캠코를 상대로 낸 매각결정취소 소송과는 결이 다르다. 낙찰 후 '불허' 통보가 뜨기도 하는데 공공기관이 선순위 채권에 대한 확인 등을 이유로 공매를 취소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이 또한 법적 다툼의 소지가 된다.
대출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경·공매에서는 특수권리가 있는 물건을 낙찰받았을 때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 유치권이 신고된 물건이거나 허위 선순위임차인이 있는 물건 등이 그렇다. 이 경우 유치권이 허위라는 걸 입증하는 자료와 판례를 준비해야 한다. 허위 임차인에 대해서도 가스·전기 사용내역 등을 첨부해 그 지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은행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출이 이뤄지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2002년 운영을 시작한 온비드의 누적 거래금액은 100조원에 육박해 이달 안에 돌파 가능할 것으로 캠코 측은 내다봤다. 캠코 관계자는 "명도소송이 가능한 물건인지 따져보는 것은 물론이고 공고문, 물건 정보, 등기부등본을 통해 임대차 관계, 권리분석 등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며 "서류상 문제가 없더라도 현장 답사를 통해 물건 주변 상황, 이용현황, 권리관계 등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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