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대비 각각 14%·22% 줄어들어
내연기관 포함 전체 판매 수는 늘어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외산 전기차에 대해 세금공제 혜택을 없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의 여파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우려 표명에도 미국은 인플레 감축법과 관련한 확답을 주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인플레 감축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인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의 미국내 전기차 판매가 이전 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한 달간 전기차 아이오닉5은 1306대 판매됐다. 이는 8월 판매량 1517대보다 211대(14%) 줄어든 수치다. 7월 1984대(아이오닉 포함)보다는 30% 이상 줄었다.
기아의 전기차 EV6도 9월 한 달간 1440대 판매됐다. 이는 8월 1840대보다 400대(22%) 줄어든 것이다. EV6는 지난 7월엔 1716대 팔렸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인플레 감축법에 따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수출 타격이 예상됐었다.
IRA는 기후변화나 재정 적자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한 법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세금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용전기차나 친환경 전용모델이 상품성, 가성비 등을 인정받으면서 전기차 점유율이 테슬라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전기차 현지생산이 가능한 공장은 일러야 후년 하반기께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전까지는 세금공제액 이상의 판매장려금을 회사가 스스로 부담하거나 상당수 판매차질을 감내해야 할 처지였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 감축법을 주요 입법 성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의 타격은 당분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전기차 공장을 건립중인 현대차는 오는 2025년에야 공장을 완공할 것으로 예상돼 현행 인플레 감축법이 계속 유지될 경우 오는 2025년 이후에야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기차 상황과 달리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9월 한 달간 미국시장에서 판매한 전체 자동차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지난 한 달간 미국에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5만9465대를 판매했다. 투싼이 31% 증가한 1만2971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싼타페는 40% 늘어난 9192대 판매됐다. 3분기 누적 판매량은 18만44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어나며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기아는 9월 한 달 동안 전년 같은 달보다 6% 증가한 5만6270대를 판매했다. 역대 9월로는 최고 판매량이다. 7∼9월 판매량(18만4808대)도 역대 3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스포티지가 작년보다 88% 늘어난 1만2412대 팔려 가장 인기를 끌었고, 쏘렌토도 79% 증가한 7350대 팔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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