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야당이 여당과의 협의 없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여야간 대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권고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치적 부담은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오전 중으로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낼 작정"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말로는 '국익'하면서 실질적으론 대한민국의 국익이 어떻게 되든 간에 윤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좀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해야지 뭔가 흠을 잡아 확대하고 확장하고, 실질적으론 대선 불복의 뜻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일정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국민들이 민주당에 169석을 허용한 게 얼마나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고 위험한지 차차 알아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대통령의 순방 관련된 부정평가율이 70% 내외로 두 번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는데 아무 일 없이 넘어가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향후 의장께서 해임건의안을 정부로 이송할 것으로 알고 있고, 이송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이 남아 있다"고 했다.
여당의 김 의장 사퇴권고안에는 "방귀 뀌는 놈이 성낸다, 어디에서(종로에서) 뺨 맞고 어디서(한강에서) 화풀이 한다, 딱 그런 상황"이라며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한 것을 자기들이 수습하고 있는데 수습 안 되니까 애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둘러싼 양 당의 대립구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의장이 제안한 여야 중진협의체를 통해 여야가 협치를 하자고 제안한 것도 빛이 바랬다.
윤 대통령은 이미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도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다.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동분서주한다"며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가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엄중한 국제정세의 현실 속에서 지금 우리 외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을 위한 국익 외교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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