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韓국가 신용등급 'AA-' 유지…올해 경제 2.6%·물가 5% 전망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최근 발표된 재정 건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재정 여력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피치는 오는 2025년 우리나라 국가채무 비율 전망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8.6%에서 51.5%로 하향 조정하면서 "국가채무가 과거 우리의 전망 대비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기적 신용등급 하방 위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피치는 지난 1월 등급 발표 시 국가채무 증가세 등을 중기 등급 하방 요인으로 지적했으나 이번에는 국가채무 전망 개선으로 하방 요인이 '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치는 "새 정부의 재정준칙이 향후 공공부문 부채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또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압력은 여전한 도전 요인으로 상존한다고 봤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2.6%, 내년 1.9%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8월 들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원자재 가격 둔화와 통화긴축 등으로 완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의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5.0%, 내년 1.5%다.

대외 건전성 부분에서 피치는 "최근 무역적자 및 외환보유액 감소 등에도 불구, 대외순자산과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대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도 경상지급액 대비 비율이 AA 등급 국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과 성장 둔화 기조 속에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나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피치는 지표를 종합 고려할 때 등급 평가 모델상 한국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나 북한 리스크 등을 고려해 AA- 유지를 결정했다. 피치는 남북 관계에 대해 "높은 수준의 긴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 몇 년 동안 외교적 대화는 제한적이었으며 단기간 내 추가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는 "피치의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가계부채 등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G20 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신평사 면담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