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오송·판교에 이어 '新 바이오 클러스터' 부상
연구시설 통합해 R&D 시너지…계열사도 한곳에
중견 제약사부터 바이오벤처까지 협력 강화 기대
입지 요건 뛰어나…우수 연구인력 충원에도 유리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주요 클러스터로는 인천 송도와 청주 오송, 성남 판교가 꼽힌다.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라는 글로벌 규모의 바이오 기업이, 오송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질병관리청·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주요 기관과 바이오벤처 공장이 밀집해 있다. 판교에는 업계 단체인 한국바이오협회를 필두로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등이 다수 자리해 성장을 도모하는 중이다. 이러한 ‘3대 클러스터’에 서울 강서구 마곡과 경기 과천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견 제약사는 물론 바이오벤처까지 연구소는 물론 본사를 이전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제약바이오 클러스터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마곡·과천으로 향하는 제약바이오
마곡은 200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마곡도시개발사업 추진과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유치를 위한 첨단산업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삼았고, 바이오 기업을 대거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2017년 말 생명과학사업부를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본다. 이후 코오롱생명과학이 마곡에 신사옥을 건립해 2018년 4월 본사와 연구소가 입주했고, 2019년에는 SD생명공학과 헬릭스미스가 마곡에 둥지를 틀었다. 2020년에는 신신제약이 본사와 연구센터를 이전해왔고, 오스템임플란트도 본사를 이전하면서 10여개의 연구소를 ‘마곡중앙연구소’로 통합했다.
이후에도 제약바이오 기업의 마곡 진출은 이어지고 있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말 마곡연구센터를 개소하고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암, 섬유화 질환, 안과 질환, 퇴행성 뇌 질환 등 혁신 치료제 연구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한독과 제넥신은 올해 5월 ‘한독 퓨쳐 콤플렉스·제넥신 프로젠 바이오 이노베이션 파크’ 준공식을 개최하고 입주를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구개발 기반이 될 마곡C&D 센터를 건립 중이다.
서울에서 마곡이 뜨고 있다면 경기도에서는 202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과천지식정보타운이 새로운 제약바이오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마곡에 비해 늦게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했지만 벌써 중견 제약사 상당수가 과천으로의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JW그룹은 내년 입주를 목표로 신사옥을 건립하고 통합 R&D센터를 구축, 계열사마다 분리 운영되던 연구소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안국약품 또한 내년 7월 신사옥 준공을 통해 계열사 및 연구시설을 합친다. 휴온스그룹도 내년 통합 연구개발센터를 과천으로 이전하고, 광동제약은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사옥을 신축하고 있다.
연구·오픈이노·입지 ‘3박자’
마곡과 과천이 새로운 제약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하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먼저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의 핵심인 연구개발(R&D) 강화에 있다. 현재 제약사들 상당수는 부지 문제 등으로 인해 연구소가 지역별, 계열사별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현실이다. 이를 통합하면 연구인력 증원 효과는 물론 각사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마곡·과천에 입주하거나 예정된 기업들 대부분이 통합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개발 강화와 함께 최근 업계의 각광을 받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한층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한 곳에 밀집해 있어 협력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등과의 연계도 한층 쉽다는 것이다. 신약개발을 넘어 약물 전달체, 엑소좀, 마이크로바이옴, 디지털치료제, 디지털 헬스케어 등 새로운 영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입지적 요건을 빼놓을 수 없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울에 가까운 입지일수록 유리하다. 서울인 마곡은 물론 과천도 서울 근교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다. 최근 개발이 진행 중인 만큼 생활 인프라 역시 지속해서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동탄, 광교, 판교조차 서울에서 멀다는 이유로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움이 있을 정도”라며 “서울과 인접해 있다는 입지 조건도 매력적인 데다 산업지구로 육성하고 있어 신사옥 건립 등에 드는 비용이 서울 도심보다는 그나마 저렴하다는 것도 마곡과 과천을 선택하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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