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전기차 인기가 높지만, 한편으로는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전기차는 실제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을 잡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과 대응 방안을 알아봤다.
지난 6월4일, 부산 남해고속도로 서부산요금소를 지나던 한 전기차가 인근 톨게이트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아 불타는 사고가 벌어졌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충돌 사고 직후 3초 만에 차량 전체가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19년 7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3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기차 누적 대수 증가율을 고려하면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전기차 등록 차량 대수는 2020년 13만5000대, 2021년 23만1000대, 2022년 2분기에 29만8000대 매년 평균 30% 이상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가 유독 소비자들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불에 취약한 전기차 구조에 있다. 전기차의 주 동력원인 배터리는 내부 온도가 섭씨 130도를 넘어가면 녹기 시작하고, 240도 이상에서는 양극재의 열분해가 이뤄진다. 열분해가 한 번 벌어지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 1000도를 상회하는데 이런 현상을 '열폭주'라고 한다. 열폭주가 진행되면 차량 전체로 2차 화재가 번질 위험도 있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 주차장에서 일산소방서가 전기자동차 화재 진압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간이수조로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 / 사진=일산소방서
원본보기 아이콘배터리 구조도 열폭주로 인한 화재 진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대개 차량 하부에 탑재돼 있으며, '하우징'이라는 특수 케이스로 보호받고 있어 물이 들어가기 힘들다. 소화 용수를 살포하는 기존의 살수 방식은 화재 진압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 등은 전기차 화재에 특화된 새로운 진압 방법을 물색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방법은 간이수조다. 물을 내뿜어 불길을 잡는 살수 방식과 달리, 차량을 간이수조에 넣어 소화 용수를 투입 시키는 방식으로, 배터리 틈새로 직접 물을 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에 화재 확산을 막는 질식소화덮개 역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특수코팅 된 내화성 섬유로 만든 천으로 2014년 네덜란드에서 개발됐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에 덮어 산소의 유입을 막아 불을 끄고 유독한 연기와 열 확산도 차단할 수 있다.
소방청은 지난 6월 방수포·간이수조를 활용한 진화 방법을 시연하는 등 전기차 화재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친환경 자동차 사고 대응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배포하는 등 전기차 특성을 반영한 화재 사고 대응을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의 신속하고 정확한 신고도 전기차 화재 피해를 줄이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다.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당국이 차량 종류에 적합한 진압 방식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 진압은 5~10분 차이로 상황이 달라질 만큼 치열한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차량 화재 신고를 할 때, 사고가 난 차량이 전기차라는 정보를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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