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용인하던 일부 러시아 우방국들마저 인내심을 잃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전역에 대한 주민투표 발표가 나온 이후 튀르키예, 인도, 중국 등 우방국들마저 냉담한 반응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연이은 패배로 전세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 선포와 핵위협이라는 초강수를 꺼낸 것이 사실상 실패를 자인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친러 성향의 우호국들까지 태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방과 러시아의 중재 역할을 하던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질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튀르키예는 성명을 통해 "그러한 불법적인 결정을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세계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미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지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종전을 원한다며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정착되면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된 지역들은 우크라이나 측에 반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해왔던 인도도 더 이상 '러시아 편들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부 장관은 최근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미국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50년간 미국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이전의 의심들을 극복하고, 미국과 다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만든 큰 차이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모디 총리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전쟁을 그만둬야 한다"고 직격한 바 있다.
확고했던 중국마저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가디언은 "중국은 '깨기 힘든 호두'다. 중국 정부가 내놓는 불투명한 발언에는 종종 모순된 해석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동맹이 필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주 나온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은 분명히 푸틴 대통령의 도박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전쟁을 멈추길 호소한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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