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보고서
2분기 말 가계·기업 빚 GDP의 2.2배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주요국 금리 인상기조 강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FSI)가 '위기' 단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 관련 실물 및 금융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한 종합지수인 FSI는 지난달 17.6으로 위기 단계(22 이상)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
FSI는 올해 3월 이후 8.8을 기록한 이후 4월(10.8), 5월(13.3), 6월(15.9), 7월(18.8), 8월(17.6) 등 6개월째 '주의' 단계(8 이상 22 미만)에 머물러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금융시스템은 금융불균형 위험이 축소되는 가운데 금융기관 복원력 등을 바탕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분기 48.3을 기록, 1분기(52.3)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역시 장기 평균(1994년 4분기∼2022년 2분기 평균)인 40을 상회했다.
한은은 "최근 상반된 금융안정지표의 움직임은 금리 상승 등으로 그간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민간신용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포인트 올라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분기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104.6%로 1분기(105.5%)보다 하락했지만, 기업신용 비율은 116.6%로 1분기(115.3%)보다 높아졌다. 기업대출 증가율도 2분기 15.5%로 1분기(14.7%)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기업대출은 기업의 시설·운전자금 대출수요,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취급노력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은은 국내외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 등 관련 대내외 불확실성을 금융안전의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경기둔화,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조치 종료 등이 금융시스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과 그에 따른 금리상승은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에 부담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할 우려가 있다"면서 "그간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가 확대되고 단기외화차입 비중이 높아졌음을 감안하면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 대외충격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민간신용 증가 억제와 자산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과 함께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며 "고수익·고위험 자산투자와 관련된 금융기관의 대응능력도 강화·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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