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들, 보호예수기간 해제돼도 중·장기 보유
에이티넘·스톤브릿지·이노폴리스 등 투자성적표 관심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오는 26일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둔 가운데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 보호예수가 걸려있어 엑시트 성적표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상당수의 FI들이 중·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픈엣지 FI들이 보유한 지분은 대부분 보호예수로 묶여 있다. 특히 벤처캐피탈(VC)들의 보유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펀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보호예수 기간은 자발적 보호예수의 경우 1개월, 의무보호예수는 3개월로 설정돼 있다.
오픈엣지테는 그동안 크게 세 차례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 5월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열고 3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어 2020년 2월 시리즈B 105억원, 2021년 5월 시리즈C 314억원 등 449억원을 조달했다. 주요 VC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투자에 활용한 펀드는 ▲이노폴리스 공공기술기반펀드·이노폴리스2020 과학기술성장펀드(이노폴리스파트너스) ▲엔에이치엔인베스트먼트-DH투자조합(NHN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영프론티어 투자조합·스톤브릿지2020벤처투자조합·스톤브릿지DNA 혁신성장투자조합(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대표적이다.
펀드들의 공모 후 지분율은 30%를 넘어선다. 특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7.59%), 스톤브릿지벤처스(5.44%), 이노폴리스파트너스(4.33%) 등이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을 비롯해 전략적 투자자(SI)인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지분을 더하면 투자자들의 지분은 무려 44%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면 엑시트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오픈엣지에 투자한 FI들은 중·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VC들이 장기적인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개별적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유 또는 매각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전반적으로 회사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오픈엣지는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오픈엣지의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78.2 대 1을 기록했다. 모인 증거금은 3308억원 규모다.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4.3 대 1의 경쟁률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이 경쟁률 부진으로 이어졌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80% 이상이 희망 공모가인 1만5000~1만8000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오픈엣지는 공모가를 1만원으로 30% 이상 낮춰 일반청약에 나섰다.
이에 따라 공모금액은 339억원, 시가총액은 2087억원으로 줄었다. 유통물량은 25.5% 수준으로 낮아졌고 구주매출은 47% 축소됐다.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모습이다. FI들은 굳이 공모주 시장에서 구주를 많이 팔 것 없이 상장 후 주가 상승을 노려 이익 폭을 늘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오픈엣지는 자체 보유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IP를 설계하고 개발한다. 글로벌 톱티어 팹리스 업체를 포함해 현재 30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AI 반도체에는 신경망프로세서(NPU), AI 가속기 등이 있다. NPU는 뇌신경을 모방해 신경세포가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반도체에 적용한 제품이다.
이번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타법인 인수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고성능 서버향 PHY IP와 자율주행용 NPU v.3.0, 2.5D chiplet 기술 등 개발에 25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48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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