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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벼랑끝에 선 절집…여기서 한번 쉬어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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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마음을 비우는 여정-내륙의 바다 따라 정방사 가는길

솔향 폴폴 풍기는 길을 따라 금수산에 오르면 천하제일 풍경맛집이 있다. 천년고찰 정방사는 절벽에 매달린 작은 절집이지만 마당에 서면 청풍호와 월악의 능선을 바라보는 수려한 경치로 유명하다.

솔향 폴폴 풍기는 길을 따라 금수산에 오르면 천하제일 풍경맛집이 있다. 천년고찰 정방사는 절벽에 매달린 작은 절집이지만 마당에 서면 청풍호와 월악의 능선을 바라보는 수려한 경치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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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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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사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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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벼랑끝에 선 절집…여기서 한번 쉬어 가시게 원본보기 아이콘


한적한 호수에 가을빛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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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를 물들이는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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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청풍호 뒤로 월악산 영봉이 보이고 있다.

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청풍호 뒤로 월악산 영봉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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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굽이치는 청풍호반을 따라 갑니다. 여름날의 쨍쨍한 기운은 온데 간데 없고 고즈넉한 가을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산 그림자를 가득 담은 호반에 고요가 흐릅니다. 긴 여운을 그리며 고깃배 한 척이 정막을 깨웁니다. 천년 고찰로 드는 좁은 숲길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한걸음 한걸음 옮기면 새삼 느림과 비움의 묘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숲속은 바깥의 온갖 소음들이 다 차단되고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신선이 됩니다. 내륙의 바다라 불리며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청풍호 인근 정방사는 삼림욕과 산사의 고즈넉함이 압권입니다. 그뿐인가요. 벼랑 끝에 매달린 절집 마당에서 바라다보는 청풍호와 월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어지는 능선은 천하일품입니다. 나그네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이 좁은 마당은 마음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갈 곳을 정해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방사 가는길은 솔향 폴폴 풍기는 길을 따라 마음을 비우고 힐링하듯 다녀오기 좋은 곳입니다.


천년고찰 정방사는 절벽에 매달린 작은 절에서 청풍호와 월악의 능선을 바라보는 수려한 경치로 유명하다. 찾아가는 길 또한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청풍문화재단지 쪽에서 보면 청풍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 꾸불꾸불 오르막길로 오르는데 왼쪽은 산비탈, 오른쪽은 깎아지른 절벽 아래 청풍호와 남한강이 길게 펼쳐져 가슴을 활짝 열어준다.

청풍호를 굽이도는 82번 국도를 따라가면 ES리조트와 능강계곡이 나오는데 계곡의 작은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 산길로 들어간다. 절 가까이 갈수록 길은 경사가 가팔라진다. 차로도 쉽게 절집까지 갈 수 있지만 산림욕을 겸한 트레킹을 추천한다.


왕복 여정이기에 산행을 즐기는 이들은 인근 ES리조트에서 출발해 능선을 타고 조가리봉으로 올라 정방사로 내려오는 길이다. 이길은 자드락길 2코스(정방사길)와 함께 이어진다.


정방사 가는 길은 최고의 삼림욕 트레킹 코스다. 다양한 수종 속에 아름드리 솔숲이 이어져 향긋한 솔 향이 진동한다. 소나무 외에도 굴참나무, 단풍나무, 상수리나무, 층층나무가 짙은 숲을 이뤄 걸음을 뗄 떼마다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실 수 있다. 숲길 곳곳에서 만나는 다람쥐, 청설모 등 숲 속 주인들과의 눈 맞춤도 정겹다.

길은 완만하다. 때문에 무리 없이 길동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 알맞다. 숲길로 접어드는 능강교 인근에서 정방사까지는 2.6km로 남짓 걸린다. 왕복 5.2km에 절집 구경까지 하더라도 반나절이면 족하다. 숲길 초입에는 능강계곡의 청정수가 흐른다. 금수산과 단백봉 사이의 계곡으로, 조선시대 이래 명승지로 통하던 능강구곡이다. 아홉 개의 소와 폭포를 품고 있다.


사찰 입구에 이르면 가파른 돌계단이 나서고 사람 한 명이 지나갈 만한 바위 두 개가 마주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한국에서 절로 들어가는 가장 좁은 길이라고 했다. 이런 벼랑에 무슨 절집이 있을까 싶지만 거대한 병풍석 아래 마치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옴팡지게 자리하고 있다. 여염집만 한 원통보전과 요사채가 절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경관만큼은 빼어나다.


월악산 국립공원의 북쪽 능선인 금수산(1016m) 자락에 자리한 정방사는 신라문무왕 2년(662년)에 의상대사가 수도하기 위하여 창건하였다고 한다. 법당에는 목조관음보살좌상이 주불로 모셔져 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이나 전형적인 조선 중기 보살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절 마당에 섰다. 쉽게 자리를 떨 수 없게 만드는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 월악산과 청풍호 등 주변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풍경 소리 속에 월악과 소백의 능선이 연꽃잎처럼 펼쳐지고, 그 가운데 푸른 청풍호가 담겨있다. 남쪽으로 보이는 듬직한 금수산의 뒷모습과 멀리 아련한 하늘 금으로 이어진 월악산의 실루엣은 감동의 크기와 깊이가 같다.


구름이 머문다는 유운당. 실제로 이른 아침에 정방사에 오르면 구름이 머물고 있다하니 그만큼 높은 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한 스님이 일망무제의 초록빛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다. 정갈하게 삭발한 머리와 회색빛 승복에서 평생 고행하며 수행한 선승의 기품이 전해 온다.


바깥의 온갖 소음들이 다 차단된 절집은 머무는 한 누구나 신선이 된다. 나그네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이 좁은 공간은 마음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갈 곳을 정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정방사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해가 질 무렵이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숨고 월악산 능선이 붉게 타오른다. 하늘은 쪽빛에서 주황빛으로 또다시 활활 핏빛을 토해낸다. 청풍호도 그 빛을 이어 받아 물들어간다. 산세와 호반이 빚어내는 풍경에 하산길이 절로 느려진다.


정방사를 내려오면 가을빛 가득한 청풍호를 담아볼 차례다. 이맘때가 청풍호가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시기다. 물길, 숲, 하늘이 색상의 농담을 달리하며 빛난다. 자연의 빛깔이 빚어낸 마법일까. 앞이 툭 트인 호반 언덕 나무 그늘 아래서 미풍에 실린 담수의 향을 맡노라면 어느새 마음도 잔잔한 호수처럼 평상심을 찾게 된다.


청풍호는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겨난 호수다. 호안의 길이는 97.2km. 충북 단양, 제천, 충주 등 3개 지역의 일부 마을이 수몰됐고, 이중 제천 지역의 호안이 42km로 절반에 가깝다.


차를 타고 가면서 마음에 드는 곳 어디서든 내려 풍광을 즐기면 된다. 이왕 차로 간다면 청풍호 전망대까지 가는 것을 추천한다. 백봉산마루주막까지 승용차가 간다. 이곳에서 10여분 걸으면 전망대다. 옥순봉과 청풍호가 어우러진 절경과 옥순대교를 향해 나아가는 배를 굽어볼 수 있다. 차로 가지 않고 트레킹을 하고 싶다면 청풍호를 가로지르는 길이 450m의 옥순대교 인근 옥순봉 쉼터를 기점으로 삼으면 된다. 괴곡성벽길로 청풍호 자드락길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문화재단지 아래 청풍나루에서 유람선에 오르면 청풍호(충주호) 130리(52km) 물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충주 방면과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뱃길 관광이 가능하다.


제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에서 중앙고속도로 갈아타고 가다 남제천 IC를 나온다. 금성방면 82번 지방도, 금월봉,청풍랜드, 청풍문화재단지, 클럽 ES를 지나면 정방사로 올라간다.

△먹거리=제천은 약초나 산채밥상을 내놓는 집들이 많다. 대보명가, 열두달밥상, 산아래, 예촌 등이 대표적이고 청풍황금떡갈비, 산아래석갈비 등은 떡갈비 한상차림으로 이름났다.

△볼거리=청풍호반케이블카, 자드락길, 박달재,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자드락길, 의림지, 배론성지, 옥순봉, 탁사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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