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내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알려진 헝가리 정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
18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인 헝가리에 대해 공공 조달 과정에서 법치 위반과 부패 등을 이유로 75억유로(약 10조4145억원)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헝가리를 제외한 EU 회원국 과반의 승인을 받으면 효력을 얻게 된다.
요하네스 한 EU 예산 집행위원은 "이번 조치는 헝가리가 공공 계약을 수주하는 데 있어 투명성이 결여돼 있고, 부패 척결 노력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EU 예산의 사용 관리를 위태롭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며 "(헝가리가) 적절한 개혁을 통해 부패 대응과 법치 강화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오는 2027년까지 '결속 기금(Cohesion Funds)'으로 헝가리에 220억유로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결속 기금은 EU 회원국 간 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고, 단일시장을 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내총생산(GDP)가 전체 평균에 못 미치는 저성장 국가에 배정되는 자금이다.
EU가 법치주의 위반 등의 문제를 이유로 자금 지원 중단이라는 강경 제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U 집행위는 러시아를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는 논란을 받는 헝가리 정부가 이 같은 지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헝가리 역대 총리 중 최장 임기를 지내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80년 역사의 일간지를 폐간하고 친정부 성향의 언론을 움직여 언론 탄압을 일삼는 것을 비롯해 '코로나19 방지법'을 내걸어 의회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등 독재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오르반 총리는 EU의 러시아 제재가 "비생산적"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오르반 총리의 독재 행보에 대해 강력히 비판해 온 EU가 실질적인 제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러, 우크라 '3분할' 요구하는 이유…꼬이는 트럼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