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발주량 80% 싹쓸이
한척당 가격 3300억 넘어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한국 조선업이 에너지 위기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전세계 발주량 80% 이상을 쓸어담고 있다.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한국 조선업이 다시금 호황기를 맞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18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7만4000㎥(입방미터)급 이상 LNG 운반선의 가격은 2억40000만달러(약 332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선가와 수요 등이 떨어지며 된서리를 맞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가격인 1억2000만달러(약 1649억원)의 2배에 달한다.
LNG선은 모든 선종 중 가장 비싼 데다 최근 선가 상승폭도 가장 두드러진다. 이러한 LNG 운반선의 인기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크다. 이 두 가지 요인으로 LNG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LNG 운반선을 찾는 선주들도 많아진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총 115척(961만9480CGT)으로, 한국은 이 중 94척을 수주하며 82%의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최근 20년간 전세계 연평균 LNG 운반선 발주량은 39척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발주량은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 운반선 수(658척)의 20%에 달한다.
지난달 기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달만해도 한국 조선사들은 조(兆)단위 수주 계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일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7척을 2조368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들 선박은 2026년 2월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81억7000만달러(약 11조 2165억원)를 수주해 올해 목표의 92%를 달성했다.
같은날 삼성중공업도 버뮤다 지역 선사와 아프리카 지역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을 2척씩 총 4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총 4척의 수주액은 1조1651억원 규몯모다. 선박들은 2025년 9월까지 차례대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올 들어 총 37척, 72억달러(약 9조 8892억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의 82%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중동 소재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자동차운반선(PCT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총 수주금액은 3318억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PCTC는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5년 하반기까지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총 168척, 199억7천만달러어치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천만달러의 114.5%를 달성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LNG선 등 한국 조선업이 주력으로 삼는 선박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라며 "(이번 호황기에)기술 개발과 임금 구조 등을 개선해 구조적 문제를 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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