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이유 반대 목소리도…김 청장, 설득 끝에 '1층 집무실 시대' 준비
내달 중 이전 예정…주민행복담당관 부서도 구청장실 지근 거리 배치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더 낮게 더 가까이."
구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김병내 광주광역시 남구청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사 7층에 있는 구청장실을 1층으로 옮긴다는 파격 행보다.
16일 남구에 따르면 구는 청사 7층에 위치한 구청장실을 1층 정문 바로 옆, 모델하우스가 있던 자리 99㎡ 규모로 이전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에서 단체장 집무실이 1층에 마련된 곳은 전남 담양군과 광주 남구가 유일하다고 전해진다.
내달 16일까지 구청장실 이전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 단계가 진행 중이며 빠르면 같은 달 '1층 집무실 시대'가 열릴 수 있어 보인다.
구청장실을 1층으로 내린다는 김 청장의 계획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눈에 띄는 곳에 구청장실이 있으면 악성민원을 유발할 수 있고, 무엇보다 과거 광주시청 공무원 흉기 피습 사건을 봤을 때 안전 문제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이유로 내부에선 적지 않은 반대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청장은 구민과 소통 강화가 더 중요하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며 하나하나 설득해 나갔다고 한다.
김 청장은 "구청은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행정을 하는 곳이지만 구청장실이 멀게만 느껴진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구청장실 이전으로 주민들이 더 쉽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높은 곳에 있어 직원들 위에서 군림하는 게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직원들과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도 분석된다.
오는 19일 신설되는 주민행복담당관(10명)과 보좌관(정책보좌관·홍보기획보좌관) 등 12명도 1층 구청장실 옆 새 보금자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특히 부구청장 직속 기관인 주민행복담당관이 타 부서들이 자리한 7~8층이 아닌, 구청장실 지근거리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주민행복담당관은 주민소통팀·행복정책팀·행복증진팀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주민소통팀은 생활민원을 처리하고 구민 요구를 정책에 연계하는 업무 등을 추진한다.
행복증진팀은 청사 외벽을 활용해 각종 영상과 정보를 송출하는 미디어파사드와 미디어월 사업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영상으로 군대 가는 아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든지, 연인에게 고백할 수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주민 행복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청장의 이번 조직개편과 집무실 이전을 통해 남구가 앞으로 '주민 소통'과 '행복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의지가 읽힌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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