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미·중 갈등에 중국의 주문을 받아 생산했으나 인도하지 못한 737맥스 일부를 다른 구매자에게 팔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브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업계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항공기에 대해 오랫동안 결정을 미뤄왔다. 평생 이를 미룰 순 없다. 따라서 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보잉은 지난 7월 290대가량의 인도 못 한 항공기가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중국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항공 당국은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737맥스 기종의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737맥스의 운항을 금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이를 해제했으나 중국 인도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캘훈 CEO는 중국으로의 인도 재개가 보잉의 미래에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1~2년 내 단기적인 전망은 부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도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조만간이 아닐 거라 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캘훈 CEO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과 보잉이 중국과 맺어온 오랜 관계를 고려할 때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기가 인도되지 못하면서 재고 자산 문제로 현금이 묶여 있는 부분을 보잉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가 미·중 무역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항공기 제조업체가 처한 딜레마를 부각한다고 평가했다. 조지 퍼거슨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중요 고객을 성가시게 하고 중국 시장에서 최대 라이벌인 에어버스에 장기적으로 기회를 내어줄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