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스위스 남자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41)가 다음 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레이버컵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더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분이 알고 있듯이 지난 3년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경쟁력을 온전히 갖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 몸의 한계를 저는 잘 알고 있다"면서 은퇴 소식을 전했다.
페더러는 "24년간 1500경기 이상을 뛰었고 테니스는 제가 꿈꿨던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저를 대해줬다"면서 "이제는 경력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테니스를 하겠지만 그랜드슬램(메이저 4개 대회)이나 투어에서는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1년생 페더러는 최근 1년 반 사이에 무릎 수술을 세 번 받고, 치료와 재활을 반복해왔다. 그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무릎 부상 등의 이유로 1년 넘게 공식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지난 7월 윔블던 센터코트 10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내년에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들었던 코트와 작별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통산 20회 우승해 22회의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21회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 이어 최다 우승 횟수 3위를 달린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단식에서 우승해 정상에 올랐고, 가장 최근에는 2018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했다. 메이저 단식 20회 우승에 가장 먼저 도달한 선수가 바로 페더러다.
페더러 은퇴 소식이 전해진 뒤 테니스계에서 잇단 아쉬움이 쏟아져나왔다. 나달은 SNS에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라왔다. 개인적으로 나와 또 전 세계 스포츠계에 슬픈 날"이라면서 "코트 안과 밖에서 당신과 놀라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1970년대까지 세계 여자 테니스계를 이끌었던 미국 여자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도 SNS에 페더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로저 페더러는 챔피언 중에서도 챔피언이다. 그는 자신의 세대에서 가장 완벽한 경기를 했고 코트 안에서 놀라운 민첩성과 강한 테니스 마인드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글을 남겼다.
이들 외에도 미국의 남자 테니스 전설 앤디 로딕, 체코의 여자 테니스 스타 페트라 크비토바 등도 페더러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그가 코트에서 떠나는 아쉬움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앞서 페더러와 동갑인 1981년생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도 올해 US오픈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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