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13일 51조원까지 감소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이달 들어 연일 급감, 50조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
거래대금, 시가총액 회전율도 대폭 감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으로, 동학개미운동이 불붙었던 2020년 9월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들어 계속 감소하며 지난 13일 기준 51조343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첫거래일 71조를 웃돌던 예탁금이 20조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20년 초반까지 30조원 안팎이던 투자자예탁금은 같은해 3월 대폭락장 이후 동학개미운동이 불면서 크게 늘어났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한 뒤 최고점(2021년7월6일, 3305.21)을 향해 달려가던 지난해 5월3일 77조9018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올해 들어 미국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예탁금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이달 들어선 예탁금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졌는데, 이같은 추세라면 50조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을 압박한 미국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데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의 에너지 대란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투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일평균 15조4000억원 가량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1월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 증시 거래대금은 코로나 대유행 직후부터 급증하여 2021년 1월에는 일평균 47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시가총액 회전율도 급감했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기간 내 거래대금을 평균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의미다. 회전율은 지난해 연평균 286%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164%로 하락했다. 이는 과거 20년간 평균치 (19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갔다는 이야기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전날까지 20% 가량 떨어졌다. 지수는 7월 초 2200선까지 추락했다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탭' 가능성까지 나오면서다.
다만 이달 예탁금의 급감한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3858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이경수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객예탁금 감소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가 지수 부진과 금리 상승, 해외증시 매력도 증가 등이 핵심일 것"이라며 "쉽게 말해 높은 가격에 소위 물려있던 개인들이 손절 후 점차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거나 낮은 가격에 저점매수(물타기)를 하면서 예탁금 소진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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