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광역·기초의원들 추석 인사 현수막 게시 않기로 결의
지역 곳곳 국회의원들 불법 현수막만 덩그러니…시민들 눈살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광주광역시 광역·기초의원들이 이번 추석 명절 인사 불법 현수막을 내붙이지 않기로 뜻을 모았지만, 국회의원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명절·연말연시만 되면 난립하는 정치인 인사성 불법 현수막이 도시미관을 해치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해 지자체들은 골머리를 썩이기고 있으며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이를 근절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솔선수범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추석 명절 당일인 10일 오후 광주의 관문인 광주공항 앞에는 이곳을 지역구로 둔 이용빈 국회의원의 ‘민생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또 다른 관문인 KTX 송정역 교차로에도 민형배 국회의원이, 북구 신용동 교차로에는 이형석 국회의원, 북구 각화동 문화사거리에는 조오섭 국회의원, 남구 월산동 한 사거리에는 윤영덕 국회의원, 서구 쌍촌동 한 사거리에는 송갑석 국회의원, 서구 염주동 사거리에는 양향자 국회의원, 북구에도 이병훈 국회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8명 모두 현수막을 내 붙인 것이다.
모두 자신의 얼굴까지 내 걸며 추석 잘 보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엄연한 ‘불법 현수막’이다.
반면 광주지역 곳곳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한 정치인들의 인사성 현수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광주시의원들이 추석을 앞두고 불법 현수막을 일절 게시하지 않겠다고 결의했으며 이에 구의원들도 동참하면서다.
하지만 누구 보다 솔선수범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현수막을 내 걸었다.
물론 정치적인 상황이 다르다. 단체장·광역·기초의원은 올해 6월 1일 지방선거로 선출돼 다음 선거가 4년 뒤지만, 국회의원은 다음 총선이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다음 총선을 준비하는 입장으로 한 번이라도 더 이름을 알려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추석에도 불법 현수막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시민 정모씨는 “합법적인 것도 아니고 불법인 현수막을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붙이고 있는 게 웃길 따름”이라며 “자신의 자리만 생각하지 말고 정말 사회를 생각하고 시민들을 위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할 때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명절 인사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국회의원들은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동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며 “현재 민주당 분위기가 자신들의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이렇게 사회적 분위기에 반하면서까지 불법 현수막을 내 건 광주 국회의원들은 반성해야 한다”면서 “능력이 부족하고 깜냥이 안되는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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