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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고래' 만든 여성 VFX 감독 "성별보다 본인 강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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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혜 웨스트월드 VFX 슈퍼바이저 인터뷰
업계 기술직 여성 부족 현실
기획부터 비주얼 구현·소통까지
VFX 슈퍼바이저 직무, 女에 적합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인근 웨스트월드 본사에서 만난 황진혜 시각특수효과(VFX) 슈퍼바이저.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인근 웨스트월드 본사에서 만난 황진혜 시각특수효과(VFX) 슈퍼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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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올해 최고 흥행 드라마 중 하나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를 손꼽는다면 극 중 우영우의 감정이 극대화될 때 나타나는 ‘고래’ 컴퓨터그래픽(CG)이다.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고래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고래의 주인공, 가상효과 업계서 신예로 주목받는 여성 시각특수효과(VFX) 담당 황진혜 슈퍼바이저를 만났다.


추석 명절 연휴 직전인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인근 웨스트월드 본사에서 만난 황진혜 슈퍼바이저는 3시 반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참이었다. 명절 전일 오전 근무가 보편화됐지만, 영화 ‘빙의(가제)’를 비롯해 드라마·영화 일감이 몰려 있는 탓이다. 그는 "저만 바쁜 게 아니라 회사 많은 분이 아직 일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황 슈퍼바이저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VFX 슈퍼바이저다. 영화의 CG 비주얼을 구현하는 VFX 슈퍼바이저는 현장 관리 감독을 총괄하는 기술 전문 인력이다. 보수적인 방송·영화계에서도 기술직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큼 여성 기술직 감독의 등장은 입소문을 탔다. 황진혜 슈퍼바이저는 "VFX는 결국 그림을 보는 일"이라며 "주변을 봐도 미술 파트를 비롯해 여성 아티스트들이 수적으로 많은데 현장 기술 파트에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작회의를 들어갔을 때 본인을 제외한 모든 인력이 남성인 적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섬세한 감각과 동시에 총괄감독, 미술감독, 현장 스태프들과 처음 기획 단계부터 마지막 비주얼 구현 단계까지 소통을 지속해야 하는 VFX 슈퍼바이저 직무 특성상 ‘여성’이 하기에 적합한 직군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저도 버틸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지만, 성별보다는 자기 자신의 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환경도 좋아지고 제 개인이 더 특별하진 않다"고 강조했다.

우영우 '고래' 만든 여성 VFX 감독 "성별보다 본인 강점 찾아야" 원본보기 아이콘


황 슈퍼바이저는 대학에서 패션디자인 계열의 섬유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패션 그래픽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영화 쪽에 대한 관심을 끊지 못했고 영상 그래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 ‘콜’을 비롯해 드라마 ‘보이스 4’, 애플TV플러스(+) ‘닥터브레인’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메인 슈퍼바이저로 참여해왔다.


황 슈퍼바이저는 "CG에서 가장 고심한 부분은 누가 봐도 CG라고 생각하는 고래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라며 "소덕동 마을 등 배경은 시청자들이 덜 의식하면서 보지만 고래는 전혀 뜬금없는 배경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사 고래부터 가짜 고래까지 8번 이상 고래가 나왔던 만큼 통일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VFX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긍정적 평을 내놨다. 그는 "기획부터 CG들이 투입되는 경향이 짙어지는데 제작 퀄리티는 높이면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와 함께 슈퍼바이저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어 전망은 밝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드라마 우영우 속 언덕 위 팽나무부터 테이블 위 작은 먼지 한 톨까지 CG로 장면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게 일반화됐다.


황 슈퍼바이저의 꿈은 ‘좋은 작품’을 만나고 만드는 데 있다. 통상 VFX 프로젝트에 수반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2년에 세 작품 정도를 하는 게 전부다. 다작이 어려운 직무 특성으로 인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영화 ‘듄’을 비롯해 드니 빌뇌브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한 장면 장면이 예술작품을 닮았다"며 "미술 작품은 개인이 하지만 영화는 다수의 사람의 노력의 결과물인 만큼 그런 작품을 좋은 사람들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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