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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값이 뚝"…'금리 인상 여파' 주요국 부동산 가격 하락세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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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해 인플레이션 급등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대폭 금리 인상을 잇달아 단행하자 부동산 시장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신규 매수자부터 기존 주택 보유자까지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부터 스웨덴 스톡홀름, 미국 시애틀까지 매수자들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발을 빼고 있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붐 기간 중 주택 매매를 위해 저렴하게 대출을 했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대출 재조정에 따른 높은 비용 지급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주택 가격이 2020년 1월 대비 상승 폭이 올해 1월 28.0%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18.6%까지 떨어졌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2020년 1월 대비 지난해 11월 26.9%까지 가격이 올랐다가 현재 상승 폭이 23.4%로 줄어들었다. 스톡홀름과 캐나다 토론토도 올해 5월과 6월 고점에 달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일본은행(BOJ)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던 일본 호세이대학의 히라타 히데아키 교수는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면서 "2023년과 2024년에는 전 세계 주택시장이 동시에 하강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호주·캐나다 등 변동금리 큰 국가들 어쩌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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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가 주목한 지점은 바로 변동금리다.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많은 국가일수록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이 부동산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 때문에 주택 매수 의향을 거둬들일 수 있고, 기존 소유주도 매각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5월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호주의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2020년 신규 대출 기준 93%였다고 전했다. 호주 외에 스페인(52%), 영국(42%), 캐나다(24%), 이탈리아(19%), 네덜란드(13%), 독일(10%), 덴마크(9%), 프랑스(1%), 미국(1%)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피치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 중 상당수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선 주택담보대출의 55%가량이 변동금리 또는 고정금리라도 내년 7월 이율이 갱신되는 경우라고 전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중 주택가격이 30% 가까이 올랐으나 지난 7월에는 지난해 11월보다 11%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호주와 캐나다 등 부동산 시장 거품이 심각하다고 평가되는 국가들에선 벌써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캐나다는 대출을 받기 전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쳐야 해 당장 대규모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경제에 타격을 받을 순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전망이다.


노무라홀딩스의 롭 서바라만 글로벌 시장 리서치 담당은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젊은 가족들은 일생 중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실질 임금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이러한 점이 그들에게 꽤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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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겪은 미국은 고정금리 대출이 일반적이어서 이번 금리 인상 국면에선 충격이 가장 작은 국가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30년물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며 지난 5년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평균 7% 수준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 아직은 괜찮은데…부동산發 경제 타격 우려 ↑

블룸버그는 대규모 부동산 소유주들이 비용 상승에도 아직은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서류상 손실이 가계와 은행, 부동산 개발업자의 재정 손실로 이어지게 되면 그 위기가 경기 침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니라 샤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너무 크게 하게 되면 소프트랜딩(경기침체 없는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은 사라질 것"이라면서 "주택가격이 더 빨리 내려가고 악화하며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국가는 이미 정책적 대응에 나섰다면서, 한국 정부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해 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위해 4000억원 이상을 추가 출자하기로 한 결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폴란드의 경우 올해 초 정부가 최대 8개월간 이자 상환을 중단하는 조처를 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가계 자산의 핵심인 부동산의 급격한 침체는 세계 경제 침체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세가 큰 상황은 아니지만, 중앙은행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타격과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기울이는가 하는 부분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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