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 동대문구청장 9일 우연히 둥지고시원 찾아 어르신들 만나 대화 나누며 느낀 점 페북에 올려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민선 8기 동대문구청장 출마까지만 해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는 부모님이 동대문구에서 평생을 살면서 사업을 해 초·중·고와 고려대까지 이 곳에서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정치인이나, 일반 공무원으로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 구청장 경력은 화려하다. 고려대 졸업 후 국가정보원에 들어가 정치과장을 역임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도 지냈다. 대통령직 인수위도 근무했다.
이런 경력의 이 구청장이 구청장으로서 변신,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이 구청장이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기본 자세를 갖고 구청장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민선 8기 구청장 당선 직후 기자와 인터뷰 때 “동대문구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다니는 등 평생을 살았지만 구청장 출마 전 지역을 5바퀴 돌고, 선거 때 4바퀴를 더 돌았다”고 말했다.
대단한 열정과 집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노력 결과 민주당 출신 구청장이 민선 5·6·7기 등 12년을 역임한데다 현역 국회의원 2명도 모두 민주당인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구청장 선거에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 구청장이 이틀전인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 살기에 대해’란 글을 올려 눈길을 모았다. 그는 동대문구청장으로 69일을 지냈다. 이제 주민도 알만큼 알게 됐다. 그러나 길에서 주민을 마주치면 반가움과 쑥스럼이 교차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색함을 깨는 것은 따뜻한 한마디. 선한인사라고 고백했다. 우연히 둥지고시원을 무작정 들어갔다고 전했다. 1인가구 50여분이 월 28만~30만원을 내고 살고 계시더라고 했다. 동대문구청장이라고 하니 반갑게 맞아주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분은 몸이 아파 병원으로 향한 것도 보고, 한 분은 ‘노동도 힘에 벅차다’며 병원비 걱정도 하더란다.
그러나 진솔하게 듣는 것 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동대문구가 1인 가구에 대해 뚜렷한 정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절반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물은 제이컵 리스가 생각났다고 했다. 리스가 1870년 대 미국 빈곤층 주택문제를 개선한 점을 회고한 것이다.
이제 1인 가구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시점에서 헌법 34조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문도 생각났다고 적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맺었다.
이 구청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스스로 낮은 사람들을 찾아 1인 가구 정책을 구상할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은 백두대간 종주기, 히말라야 방문기 등 책 4권을 낸 저술가다. 이 때문에 이 구청장 글을 깔끔하고 명쾌하다.
이 구청장 스타일도 이런 듯하다. 그러나 마음은 한 없이 따뜻한 구청장 인듯하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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