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은 허리 굽지 않도록 근력 챙기고
장년층은 근육 푸는 운동 자주 해줘야
청소년·청년층은 척추측만증 조심해야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이번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후 맞는 첫 명절이다. 그간 보지 못했던 가족들을 직접 만나 서로의 건강을 살필 기회기도 하다. 등이 굽기 시작하는 할아버지·할머니부터 고질적 허리 통증을 느끼는 아버지·어머니, 잘못된 자세 탓에 허리가 휜 손주들까지 튼튼한 척추를 위한 세대별 체크 포인트를 알아보자.
꼬부랑 노인 안 되려면 근력 챙겨야
부모님의 허리가 예전보다 굽어있다면 척추 질환이나 근육 건강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근육량이 줄어든다. 척추를 지탱하는 허리 인대와 더불어 허리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서 허리를 펴고 버티기가 점점 힘겨워진다.
이동찬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허리 근력이 약해지면 뒷짐을 지고 다니거나 허리를 굽혀 걷는 게 편하고 자연스러워진다”며 “허리 근력 이상과 함께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을 느끼는 척추협착증이나 골다공증으로 생긴 압박골절의 치료 시기를 놓쳐 등과 허리가 굽은 채 생활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구부정한 허리는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이 될 수도 있다. 허리가 굽은 뒤 치료를 받기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를 지탱하려면 배 근육과 척추뼈를 묶는 인대와 근육이 발달해야 한다. 배 근육 강화를 위해서는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혀 가슴에 붙이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머리, 등, 허리를 벽에 밀착한 후 머리를 들고 배를 집어넣고 벽에 기대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노년기 부모님들은 근력 운동을 어려워하는 만큼 쉬운 동작으로 허리를 펴는 자세부터 알려드리는 게 좋다.
특히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근육량 감소 역시 질병이라는 생각을 갖고 운동과 함께 근육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단백질을 근육으로 합성하는 신체 능력이 떨어져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부모님의 식습관을 확인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체크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점점 아파오는 중년 허리, 운동으로 예방하자
바쁜 직장인들이 허리 건강을 챙기기는 쉽지 않다. 많은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한 후 퇴근을 해도 자녀 돌봄과 집안일 등에 시달리다보면 요통을 앓는 경우가 많다. 병원을 찾는 요통 환자 중 사무직 직장인 비율이 꽤 높은 이유기도 하다. 오래 앉아서 일할수록 요통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요통은 초기에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통증이 만성적으로 진행되고 재발하기 일쑤다. 특히 간헐적으로 통증이 생길 경우 통증이 잠잠해지면 통증의 원인을 찾기보다는 아팠던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간헐적 통증을 무시하다 만성 요통이나 허리 디스크 환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초기에 찾아오는 요통 중에는 근육의 긴장으로 생기는 통증이 있다. 무리한 일을 한 뒤 허리가 아파질 때 나름대로 몸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주 허리를 부드럽게 돌려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시간 나는 대로 걷자.
특히 나이가 들며 구부리는 허리 근육의 힘이 많이 떨어지는 중년은 만성적인 요통을 앓게 될 수도 있다. 디스크나 다른 원인으로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쉽지만 운동을 통해 호전시킬 수 있는 만큼 원인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허리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를 주는 일을 하게 되면 통증이 잘 생긴다. 간헐적 통증이 있을 때 누워서 안정하고, 통증이 가라앉으면 허리 운동을 시작하자.
10~20대도 허리 건강 유지는 필수
10~20대 역시 방심할 수 없다. 어리다고 허리가 마냥 버텨주는 게 아닌데다 노년의 허리가 앞쪽으로 굽는다면 10~20대는 옆으로 잘 휘기 때문이다.
척추가 옆으로 휘어 허리가 뒤틀리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잘못된 자세가 원인 중 하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머리뼈부터 골반까지 길게 연결되는 척추는 S자로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하지만 허리가 뒤틀리면서 한쪽으로 틀어지면 비정상적인 전만, 후만, 회전 변형이 같이 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0~20대 허리 환자의 55%는 척추측만증이다. 척추가 일정 각도 이상 벗어나 한쪽 어깨가 높아지고 골반의 높이가 달라지거나 10대의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허리를 굽힐 경우 등이나 허리 일부가 튀어나오고 비대칭이면 의심할 수 있다. 허리띠가 한쪽으로 틀어지거나 신발 굽이 유난히 한쪽만 닳는 경우도 척추측만증을 생각할 수 있다. 엑스레이를 촬영한 사진에서 허리가 얼마나 휘었는지 알기 위해 각도를 측정해 판단한다.
척추측만증이 발견된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우선 보조기 착용을 권장하고 자세를 꼼꼼히 살피고 바로잡아 척추가 변형되는 일을 예방한다.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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