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
필요없는 물건 팔아 현금화 가능
대통령 선물세트도 웃돈 붙은 채 거래되기도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이번 추석에도 회사에서 받은 스팸 등 추석 명절 선물세트를 온라인상에서 저렴하게 되파는 '선물세트 중고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스팸, 과일 등 추석 명절 선물세트 매물이 다수 등록됐다.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서 '추석 선물'을 검색하면 참치, 올리브유, 생활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매물이 등록돼있다. 대부분 시중가보다 10~50%가량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스팸세트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2만원에 팔아요", "13만원짜리 벌꿀세트 8만원에 팝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로 거래되는 대표적인 상품은 스팸 선물세트다. 정가 4만5000원의 스팸 카놀라유 세트는 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미개봉 스팸세트도 크기나 개수에 따라 평균 2~3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과일 선물세트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당근마켓 판매자 A씨는 배·사과 혼합 구성 과일세트를 4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A씨는 "고객사로부터 추석 선물을 받았는데 1인 가구다 보니 전부 먹기가 어려울 것 같아 내놓는다"며 "과일 상태는 정말 좋다. 미개봉 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과일 선물세트는 구성에 따라 평균 4~5만원대에 거래되는 중이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 19~22일)에도 검색어 순위에서 선물 세트가 3위, 스팸은 4위를 기록했다.
대부분 상품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다 보니 거래 또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중고 거래플랫폼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이들은 당장 필요 없는 물건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한다. 회사에서 받은 스팸 선물세트를 당근마켓을 통해 판매했다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혼자 자취하기 때문에 스팸 세트를 받아도 다 먹지도 못할 것 같았다"며 "당장 필요하지 않은 건 중고거래로 팔아버리는 게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석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이들은 평소보다 싸게 많은 양을 살 기회라는 반응을 보인다. 최근 당근마켓을 통해 스팸 카놀라유 세트를 구매했다는 20대 직장인 B씨는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스팸이나 카놀라유는 나중에 떨어지면 어차피 사야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미리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만족한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며 추석 선물세트 중고 거래가 합리적인 수단으로 이용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를 기록하며 6%대에 달했던 6·7월보다 상승세가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식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외식 물가는 8.8% 올라 1992년 10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홍삼과 비타민 등 온라인 거래가 금지된 품목들도 중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판매업 신고를 한 경우에만 판매가 가능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추석 선물세트도 웃돈이 붙은 채 중고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당근마켓에는 윤 대통령의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직접 사용하려고 했으나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필요하신 분이 가져가면 좋겠다"며 선물세트 사진을 올렸다. 거래 가격은 19만∼30만 원 사이다. 윤 대통령은 누리호 발사에 기여한 우주산업 관계자를 비롯해 각계 원로와 호국 영웅, 사회 배려계층 등 약 1만3000명에게 선물세트를 보낸 바 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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