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
중고마켓서 새 상품 구매도
'되팔기' 하는 MZ세대↑
정부가 추석 전 주요 물품의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관리하고 소상공인에 최대 400만원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고물가에 가성비 좋은 추석 선물을 찾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들이 늘고 있다. MZ세대들은 공동 구매, 각종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이용해 추석 선물을 구매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주부 정아람씨(34)는 "과일 선물세트가 평소보다 2~3만원가량 올라 지출 부담이 컸다"라면서 "번거롭지만 아파트 주민 공동 구매 방식을 통해 1만 5000원을 할인받았다"라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승현씨(27)는 "직장 동료들과 스팸 세트를 한 사람당 5개씩 구매했다"라면서 "3만원대 선물세트를 2만 6500원에 팔길래 바로 사기로 했다. 커피 네 잔 값을 번 셈이어서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당초 1~5만원대에서 살 수 있던 과일 선물세트, 국거리 한우 등은 최근 5~10만원대로 가격이 두 배가량 올랐다. 실제로 먹거리 물가는 갈수록 고공행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육류, 과일, 채소, 냉동식품 등이 일제히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품목 자체를 바꿔 선물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코로나19로 건강 관련 상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핸드크림, 손 세정제, 탈취제 등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20대 장경진씨는 "과일은 가격대가 낮아지면 질이 확 떨어지는 느낌"이라며 "올리브영에서 할인하고 있는 핸드크림, 손 세정제 등을 총 2만원에 구매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새 상품을 사는 경우도 있다. 천안에 사는 이석원씨(36)는 "중고마켓에서 포장을 뜯지도 않은 참치캔 선물세트를 오프라인 가격보다 1만 3000원이나 싸게 팔고 있어 바로 직거래했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직장에 다니는 최정원씨(29)도 최근 중고마켓에서 홍삼과 비타민 선물세트 등을 구매했다. 최씨는 "조금만 미리 서둘러서 온라인 중고마켓을 둘러보면 꽤 쓸만한 상품들이 올라온다"라면서 "1시간 정도 중고마켓을 돌아보면 돈을 아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고마켓에서 '되팔기'를 하는 2030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들이 본인들이 직접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새것 그대로 시장에 내놓으면서다. 경기도 수원시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 김하나씨(34)는 "회사에서 선물 받은 바디샤워, 바디로션 세트를 중고마켓에 되팔았다. 부모님 추석 선물 사는데 단돈 2만원이라도 보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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