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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 발사체 재활용 기술, 美 추격에 20년 걸린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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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논문, "재활용 발사체 기술 사실상 전무, 2040년에야 가능"
"스페이스X, 1단부 재활용 상용화 팰컨9으로 발사체 시장 싹쓸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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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리나라가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했지만 향후 우주산업 개발의 핵심인 재사용 발사체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발사체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앞으로 20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했지만

7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지난 8월 이기주 책임연구원 등 KARI 연구팀은 ‘발사체 재사용 기술 확보를 위한 탐색 연구’ 논문을 발표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비용을 낮춰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사용 발사체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팰컨9 발사체의 1단부를 일상적으로 재사용해 1kg당 발사 비용을 평균 2000달러대로 낮춰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등 다른 민간기업들이나 일본·중국·유럽 등도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한창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스페이스X가 발사 비용을 현저하게 낮추면서 상용 발사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면서 "우주 수송의 패러다임이 소모성에서 재사용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와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지난 6월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지만 높은 발사 비용으로 상업적 경쟁력은 전무하다. 누리호는 개발비를 제외하고도 1kg 발사 비용이 팰컨9의 10여배인 3만2500여달러에 달한다. 하루빨리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확보해야 더 치열해질 전 세계 상업용 발사체 시장과 달 탐사·자원확보, 우주태양광발전 등 우주 개척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엘론 머스크 CEO 트위터)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엘론 머스크 CEO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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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재사용 발사체 2040년은 돼야"

문제는 현재 한국의 기술 수준과 연구개발(R&D) 상황을 고려할 때 2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연구팀은 한국의 발사체 재사용 기술 연구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봤다. 기존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엔진 재점화 기술 등 기초기술 연구가 진행됐고, 정부의 스페이스 챌린지 사업에서 유도항법제어기술이 개발되는 등 일부 발사체 재사용 기술이 연구되긴 했다. 그러나 누리호 개발 사업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지난해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보류 판정을 받는 등 시연체 개발을 통한 직접적인 재사용 기술 확보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과제는 산적해 있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위해선 귀환 비행용 유도제어, 착륙 시 방향 제어·안정성 확보를 위한 그리드 핀, 착륙장치, 재사용 엔진, 열 보호, 페어링 재사용, 착륙지원 지상시스템·운용 등 다수의 까다로운 핵심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항우연 내부 전략서와 국내에서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개발 사업들을 검토한 결과 당장 기술 시연체 개발에 나서기에는 재점화·추력 조절 등 추진기관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이 스페이스X의 팰컨9 수준의 재사용 발사체를 확보하려면 2040년은 돼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진행되는 누리호 추가 발사(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와 현재 다시 예타를 진행 중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들의 성숙도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2031년까지 재사용 기술 검증용 고고도 귀환 비행 연구를 추진하면, 2035년부터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2040년쯤 재사용 발사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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