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치매 할머니 구조하는 데 결정적 역할…쓰러진 할머니 곁 지킨 견공
충남도, 백구에 대한민국 첫 '명예 119 구조견'과 '명예소방교' 임명
CNN "개가 사람의 친구인 이유 보여줬다"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길을 잃고 쓰러진 치매 할머니 곁을 지켜, 할머니의 생명까지 구한 '명예 119 구조견' 백구가 10개월 만에 할머니를 만났다. 유기견이었던 백구는 자신을 거두어준 할머니를 구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과거 CNN에도 소개된 '충견'이다.
할머니의 딸인 심근순(66) 씨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백구와 할머니는 10개월 만에 아산의 모 병원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재회했다.
백구는 할머니를 향해 연신 꼬리를 흔들었고 할머니 또한 백구의 애칭인 '흰새'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글썽였다.
둘의 이야기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밤, 치매를 앓고 있던 심 씨의 모친이 흔적 없이 행방불명된 것이다. 할머니와 함께 백구도 사라진 상황이었다.
경찰과 마을 주민들이 수색에 나섰지만 둘의 행방은 이틀째 확인되지 않았다. 비가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고령에 지병까지 앓는 할머니의 발견이 늦어질수록 생존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경찰은 마지막 수단으로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띄웠고, 실종 40시간 만에 집에서 2㎞ 떨어진 논두렁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할머니는 저체온증 상태였지만, 백구가 드론에 탐지됐고 할머니의 곁을 지키던 백구로 인해 할머니를 발견, 구조할 수 있었다.
심 씨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은혜를 갚았다"며 감격했다. 할머니를 만났을 때 떠돌이 유기견이었던 백구는 큰 개에게 물려 상처를 입은 상태였고 모녀는 백구를 치료하며 극진히 보살폈다.
이후 홍성군은 은혜 갚은 백구의 사례를 계기로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부터 유기동물보호입양센터를 짓고 있다. 또 반려견과 함께하는 놀이시설까지 체계적인 동물 보호 시스템을 갖춘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건립하며 '의견의 고장' 알리기에도 나선다.
이어 충남도는 지난해 백구를 대한민국 첫 '명예 119 구조견'과 '명예소방교'로 임명했다.
CNN방송도 백구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CNN은 "용감한 4살 견공 백구는 개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한편 심 씨는 "백구가 특히 어머니를 좋아했다"라며 "백구는 우리 가족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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