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규 채용 미수립, 계획 없음 62%
전경련 "글로벌 공급망 악화 등 대내외 리스크로 채용 시장 위축"
수시 채용 계획 기업 절반은 수시 채용 인원이 전체의 50% 넘겨
하반기 채용 인원 10명 중 7명은 '이공계', 4명은 '경력직'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함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하반기 채용 시장이 불투명할 전망이다. 기업 10곳 중 6곳은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채용에서 수시 채용을 확대하고 경력직과 이공계 인재를 채용하는 현상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기업은 채용 확대 등의 고용 시장 개선을 위한 1순위 과제로 정부의 규제 완화를 꼽았다.
기업 조사 결과, 하반기 채용 시장 '흐림'…전경련 "이번 조사보다 더 위축될 수도"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10곳 중 6곳(62.0%)이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신규 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44.6%로 전년 동기(54.5%)보다 줄었지만,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17.4%로 전년 동기(13.3%)보다 늘었다.
전경련은 “하반기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거나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이 전년 동기(67.8%)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상 회복으로 늘어난 노동 수요가 반영된 영향이다"며 다만 "최근 글로벌 공급망 악화, 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하반기 채용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38.0%로, 전년 동기(32.2%)보다 5.8%포인트 늘었다. 이중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7.0%,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은 50.0%, 작년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3.0%로 조사됐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고용 여력이 있는 기업이 고용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게 전경련 설명이다.
기업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 ▲추가인력 수요 없음(30.0%) ▲회사 사정(구조조정, 긴축 경영 등)의 어려움(20.0%) ▲코로나19 장기화, 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12.0%)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2.0%) 등을 들었다.
반대로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 차원(41.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29.4%)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17.6%) 등을 답했다.
전경련은 올해 물가, 금리, 환율이 모두 상승하는 3고(高) 현상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대하면서 하반기 채용 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대기업 10곳 중 3곳(32.2%)은 3高 현상으로 인해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채용 여부 재고려(14.0%) ▲채용 규모 감소(12.4%) ▲채용 중단(3.3%) ▲채용 일정 연기(2.5%) 순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하반기 기업 실적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용 시장이 이번 조사 결과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반기, 수시 채용에 경력직·이공계 선호 현상 두드러진다
하반기에는 수시 채용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 기업은 하반기 채용 시장 트렌드 전망과 관련해 ▲수시 채용 확대(28.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 외에 ▲경력직 채용 강화(26.4%) ▲ESG 관련 인재 채용 증가(11.6%) ▲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10.5%) ▲인공지능(AI) 활용 증가(9.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6.6%) ▲4차 산업혁명 분야 인재 채용 증가(5.7%) 순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기업 중 62.0%는 신규 채용 시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수시 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9.8%, 공개 채용과 수시 채용을 병행한다는 기업은 42.2%, 공개 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8.0%였다. 수시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의 절반(46.3%)은 전체 채용 계획 인원 중 50% 이상을 수시 채용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게 변하는 경영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은 인재 채용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 경험(19.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실무형 인재 선호는 경력직 선호로 이어졌다. 기업은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인원 10명 중 4명(35.8%)을 경력직으로 뽑는다고 답했다. 상반기(29.7%)보다 6.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하반기 대졸 채용 시장에선 기업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심화할 예정이다. 기업의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의 67.9%는 이공계열 졸업자에 해당했다. 상반기(61.0%)보다 6.9%포인트 늘었다. 뒤로는 인문 계열(30.8%)과 의약, 예체능 등 기타 전공 계열(1.3%) 순이다.
전경련은 “산업 구조의 고도화, 과학 기술의 중요성 확대 등으로 기업은 자연?공학 계열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육성을 위해 학과 정원 규제를 완화하고 산학 협력을 강화하는 등 고등 교육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 시장 개선 위한 1순위 과제는 '기업 규제 완화'
기업은 대졸 신규채용 확대를 위한 1순위 정책 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확대(42.1%)'를 꼽았다. 뒤로는 ▲신산업 성장 동력 분야 기업 지원(25.6%)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 시장 이중구조 개선(11.6%)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9.9%) ▲진로 지도 강화, 취업 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5.8%) 순의 과제를 제시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수출 둔화 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신산업 육성, 조세 부담 완화 등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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