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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전투 담긴 흑백영화 70년 만에 발굴·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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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근 감독 '낙동강' 부산국제영화제서 최초 공개
윤이상 작곡·이은상 작사 동명 주제곡도 삽입돼

낙동강 전투 담긴 흑백영화 70년 만에 발굴·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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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유성 영화 '낙동강'은 향토문화연구회에서 제작한 계몽영화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2월 부산 등에서 개봉했다. 대학을 졸업한 주인공 청년이 귀향해서 연인인 여교사와 함께 살기 좋은 고향을 일구려고 앞장선다는 내용이다.


전창근 감독은 극영화 양식에 실제 전투 기록 영상을 더해 세미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동족상잔의 참극은 1950년 8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벌어진 낙동강 전투. 피난민인 관객에게 전황을 알리는 동시에 위안을 건넸다.

약 70년 전 제작된 '낙동강'이 4K 디지털로 복원됐다. 영화계에 따르면 다음 달 5일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복원은 44분짜리 원본 필름을 발굴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했다. 한국전쟁 시기 만들어진 극영화로는 세 번째다. 유일하게 영상과 음향 모두 유실이 없어 기록·예술적 가치가 높다.


'낙동강'은 전쟁의 참혹한 순간을 먼저 제시해 남녀 주인공의 비장한 각오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식으로 연출됐다. 배경으로는 낙동강 일대와 안동 도산서원, 양산 통도사, 을숙도 갈대밭 등이 등장한다. 제작을 담당한 향토문화연구회는 부산 문화예술인들의 모임. 경남도청 공보과의 후원으로 1951년에 약 40일 동안 촬영했다.


'낙동강'은 국내 음악사에서도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이 작곡하고 노산(鷺山) 이은상이 작사한 '낙동강'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주제선율은 2017년 발견된 윤이상의 자필 악보 '낙동강의 시(詩)'와 유사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영화의 시작과 끝에 흘러나오는 합창곡으로, 영화에 웅장함을 더한다"라고 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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