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주민, "노인들과 농민들 큰 불편‥통행권 보장"
연천군, "입체교차 불필요‥주민 통행권 확보 후 공사 추진"
철도공단, "평면 건널목은 불가‥연천군 예산으로 입체화"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국가철도공단이 경원선 구간 동두천~연천 전철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연천 구간 건널목(구읍, 연천 북부)을 폐쇄하자, 지역 주민들이 통행로 확보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연천 주민들은 "대체도로가 없다"며 통행권 보장과 재산권 침해, 생활 불편 등을 호소하며 구읍·연천 북부 건널목 존치를 요구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은 "원래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천군과 철도공단에 따르면, 경원선 전철 공사구간에는 연천역 주변 연천건널목~가자울건널목 2.35㎞ 안에 5개 평면건널목이 있다. 철도공단은 이들 5개 건널목 중에 3개를 전면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본 사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구읍 건널목은 임시 차로와 보행로로, 연천 북부 건널목은 차로를 폐쇄하고, 보행만 할 수 있게 했다. 연천 남부 건널목은 완전 폐쇄한 상태다.
특히, 구읍 건널목은 하루 7000여 명 이상이 이용하는 주도로인데다, 농사철에는 군남면과 중면 주민들이 농기계 운반 등 가장 많이 이용하고, 연천 관내 타 지역과도 빨리 오갈수 있는 통행로다.
주민들은 "철도공단이 계획한 우회도로는 한참을 돌아가야하고, 도로 이용자 대다수가 노인들과 농사짓는 주민들이며, 불편이 크다"고 철도공단과 연천군에 반발했다.
이어 "예산 때문에 주민들 보행권과 생활권, 재산권을 침해하고 미흡한 대책만으로 주도로를 없애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연천읍내는 1958년부터 경원선 열차가 운행 중인 구간으로, 이번 사업은 애초 차탄천 횡단구간은 교량, 앞세울 건널목구간은 지하차도, 나머지 구간은 기존선을 활용해 둑을 쌓아 새로 건설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연천군은 둑을 쌓아 철로를 놓게되면 지역이 철로 중심으로 (동·서로) 나눠지는 것을 우려해 추가사업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건널목을 도시계획도로(중로1류)와 교량화하도록 설계 변경을 요청한 바 있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애초 구읍 건널목은 육교식 입체화로 건설하기로 설계에 반영됐으나, 연천군이 구읍 건널목 입체화를 삭제하는 대신, 철도 교량을 더 연장해 주면 그 밑으로 우회도로를 개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계획했던 구읍 건널목 공사비(육교식) 75억 원이 동두천·연천 전철 본 사업비(약 5300억 원)에 포함되면서 구읍 건널목 건설 사업은 제외됐다.
시간이 지나자, 연천 주민들은 평면형태의 구읍 건널목을 그대로 남겨 줄 것을 요구했고, 연천군도 관련 법령을 제시하며, 굳이 육교식 입체건널목이 아니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건널목 개량촉진법시행령 제7조에 따르면, 지형조건으로 입체교차화가 곤란하거나 관계 행정기관과의 협의에 따라 입체교차화가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입체교차화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당초 협의된 연천도시계획도로 중1-2호선이 완공돼 주민 통행권 확보 후 공사를 추진하고, 건널목 대책으로 전철 개통 후 구읍 건널목은 평면건널목으로, 연천 북부 건널목은 국비를 지원받아 육교를 건설해 주민 통행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철도공단은 철도관련법과 안전을 이유로 "평면 건널목은 불가하다"며, "연천군에서 사업비 전액을 들여 구읍 건널목을 육교식 입체교차화로 건설하라"는 입장이다.
다만, "연천군이 예산을 마련한다면, 철로와 가까운 시설에 대해 타당성이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협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주민들 요구대로 구읍 건널목을 기존 평면형태로 계속 사용하거나, 추가 예산을 들여 육교식 입체화로 건설하기에는 현재로선 쉽지 않다.
국비를 요청하려해도 국책 사업 예산이 원래 계획보다 늘어나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야한다.
또한, 재정이 열악한 연천군이 국비로 진행해야하는 국철 사업에 이미 도시계획도로와의 교량화 사업에 군 예산을 투입했기 때문에 또다시 군비를 들이기에도 큰 부담이 따른다.
국가철도공단과 연천군이 주민들의 안전과 통행권 확보를 두고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기북부=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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