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 뉴스] 광진구 중곡2동 주민센터, 지역주민, 자원봉사자 등 구와 지역 주민, 유관기관 협력 독거노인 10t 쓰레기 대청소 & '광진구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통해 지역사회 지원 근거 마련, 더욱 견고한 사회안전망 구축 ...노원구, 중계2·3동 치매안심마을 지정, 치매친화환경 조성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광진구(구청장 김경호)가 저장강박이 의심되는 노인 주택의 10t 쓰레기를 주민들과 함께 깨끗하게 대청소하며 스스로 고립된 주민을 세상 밖으로 이끌었다.
지난 8월 29일 오랜 폐지와 고물, 쓰레기로 각종 벌레와 악취가 진동하는 광진구 중곡동 한 다세대주택 앞으로 청소도구와 소독 기기로 중무장을 한 40여 명이 모였다.
이곳에는 저장강박증이 의심되는 70대가 홀로 살며 모은 각종 물건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계단과 집 밖까지 쓰레기를 쌓아 두고 있었다. 주변 이웃의 불편은 물론 당사자도 현관과 계단까지 쌓인 쓰레기로 보행에 위험이 큰 상태였다.
“도움 필요 없어!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 내 재산이야!”
이곳에 폐지가 쌓이기 시작한 것은 2018년도부터였다. 구에서는 이전에도 2차례에 걸쳐 폐지를 치우고 방문과 상담, 따로 사는 가족들을 통해 관리를 시도했으나 저장강박 특성상 쓰레기 청소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구에서는 이웃 주민과 중곡2동 주민센터, 청소과, 자원봉사팀,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각 분야의 기관이 모여 대책 회의와 설득을 거듭했다.
마침내 8월 초 끈질긴 노력 끝에 폐지 처리와 심리상담을 거부해 왔던 당사자가 마음을 열고 쓰레기 처리에 동의하며 문제 해결의 길이 열렸다.
광진구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청소를 추진했다.
이웃 주민들과 자원봉사자, 주민센터와 구청 청소과 공무원들이 각종 쓰레기를 옮겼다. 썩고 냄새나는 쓰레기를 비롯해 파지, 오래된 고철 등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총 10t, 차량 6대의 물량이었다.
물청소와 방역까지 꼼꼼히 완료한 후에야 쓰레기 집의 청소는 마무리됐다.
구는 재발이 잦은 저장 강박의 특성을 고려해 당사자에게 마음 치료와 지속적인 상담을 실시, 방문간호사의 건강체크 등 꾸준한 방문과 대화, 환경 순찰을 통해 재적치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꾸준한 개입을 지속할 예정이다.
광진구는 현재 서울특별시 광진구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 중에 있다. 저장강박으로 인한 쓰레기 집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이번 건은 지역 주민들과 여러 기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있었기에 해결 가능했던 일”이라며 “관련 조례를 제정해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주민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지역 내 치매예방을 위한 다양한 실천을 추진 중이다.
지역 내 어르신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치매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지역은 중계2·3동이다. 노원구 19개 행정동 중 인구 대비 어르신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특히 중계1단지는 거주인구 860여명 중 67%가 만 65세이상 어르신이다. 대부분 장기 거주자로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치매를 앓는 어르신도 증가하고 있어 치매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치매예방 프로그램은 5가지로 구성했다. 첫째, 해당 아파트 단지 내 각 동 출입구 바닥에 주요 시설과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Way-finding)을 설치해 어르신들이 아파트 내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 공원 산책로 바닥에도 치매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스티커 10종을 부착, 어르신 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산책하며 치매예방수칙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실천하도록 한다.
둘째, 아파트 내 공원에 기억감퇴 자가 설문(SMCQ, Subjective Memory Complaints Questionnaire)을 위한 게시판을 제작한다. 14개 문항으로 된 게시판은 치매 자가진단을 돕는다. 또 치매예방수칙 3권(운동,식사,독서), 3금(절주,금연,뇌손상 예방), 3행(건강검진,소통,치매조기발견)을 알리는 게시판을 설치, 일상 속에서 치매예방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안전망 구축을 통한 치매 인식 개선 활동이다. 구는 지난해 중계2·3동을 치매 어르신과 가족이 행복한 ‘치매안심마을’로 지정했다.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중계1단지 아파트와 인근 중계근린공원 등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총 13회에 걸쳐 치매인식 캠페인도 개최했다. 당현천에는 치매안심공원 ‘당현천 기억길’을 조성해 치매 친화적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또, 아파트 및 복지관, 유관기관에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 600여명의 어르신들의 치매조기검진을 진행했다. 등록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약물관리, 방문간호, 위생물품지원, 치료비 지원 등 동 담당 간호사가 배치돼 다양한 치매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내 유관기관들도 동참한다. 중계2·3동주민센터, 주택관리공단 중계1단지 LH주거행복지원센터, 마들종합사회복지관, 당현지구대, 경로당 등이 주축이 돼 ‘치매안심마을 운영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동주민센터와 약국, 미용실, 편의점은 치매안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하고 치매환자 발견시 대처법 등 치매교육을 통해 치매친화 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구는 노원구 전체가 치매 어르신과 가족이 행복한 환경이 되도록 치매안심 아파트에 대한 주민 호응도와 만족도 조사를 통해 확대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치매는 당사자 보다 가족들이 더 힘들어 하는 질병”이라면서 “환자와 가족이 생활하던 곳에서 계속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다양한 예방 및 관리사업을 통해 적극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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