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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와 파괴적혁신]OTT, 유료방송 넘고 방송광고 시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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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공룡 넷플릭스·디즈니도 수익성 고심…광고 요금제 '만지작'
美, 광고 기반 무료 FAST 주목

대표적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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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향후 5, 10년 내에 전통적 TV의 시대는 종말을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코드 커팅(OTT 등 등장으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현상)' 트렌드를 가져왔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전통적인 미디어 소비 행태를 생방송에서 스트리밍으로 바꾼 뒤 이제는 방송, 온라인 광고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유료방송 잡았지만 성장 둔화한 OTT…1위 넷플릭스도 '주춤'

미국 미디어 시장조사업체 SNL케이건에 따르면 미국 유료방송 시장 매출은 2016년 약 1169억달러(약 159조원)에서 지난해 911억달러(약 124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025년에는 647억 달러(약 88조원)로, 2016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쪼그라든 유료 방송 시장은 OTT 서비스들이 채웠다.

넷플릭스의 성공을 시작으로 디즈니+, 아마존프라임, HBO맥스, 피콕, 파라마운트 등 후발주자가 앞다퉈 등장했다. OTT는 유료방송 가입자를 흡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입자 정체가 나타나고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겪고 있다. 지난 1분기에 가입자가 20만 명 줄었으며, 2분기에는 97만 명 줄어들며 2억2070만 명을 기록했다. 2분기 성적은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감소치 200만 명에 비하면 규모가 대폭 줄었으나, 업계 1위 넷플릭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은 시장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월트디즈니 OTT 삼총사(디즈니플러스·훌루·ESPN플러스) 합산 가입자는 2억2110만 명으로 넷플릭스를 넘었으나, 마냥 웃을 수 없다. 지난달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에서 디즈니플러스 이용자 1명당 평균 수익이 5%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입자는 늘어났으나, 저가 상품 이용자가 증가한 탓이다.

경기침체에 주머니 닫은 소비자…무료·저가 광고 요금제 '만지작'

OTT가 등장하던 시기 미국에서 값비싼 케이블TV 요금에 소비자들이 '코드 커팅'을 했다면, 이제는 여러개의 OTT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해야 해 과도한 구독료 부담이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팍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을 연결한 미국 가구의 50%가 4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겹치며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고 있는 것이다.


벤자민 스윈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하반기 전망-OTT 서비스의 첫 불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가 침체기로 가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이며 관련된 지출을 줄이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입자를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끊임없이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독료 하나에만 의지하는 사업 모델은 불확실성이 크다. 때문에 주요 OTT 업체들은 광고 기반 요금제로 새 수익 모델 발굴에 나섰다. 저가 요금제로 유료 구독자를 확대하면서 광고 수입을 벌어들이는 전략이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OTT 가입자를 확보하기가 과거만큼 쉽지 않다. 콘텐츠 투자는 해야 하는데 가입자를 늘리기는 어렵고, 성장 정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광고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것이 큰 흐름이고,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광고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넷플릭스가 오는 11월께 광고형 저가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넷플릭스가 광고 포함 요금제의 가격을 월 7~9달러(약 9478~1만2186원)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는 오는 12월 디즈니플러스 광고 요금제를 월 7.99달러(약 1만834원)에 출시한다. 광고 없는 디즈니플러스는 기존 대비 3달러 인상된 월 10.99(약 1만4902원)달러다.


파라마운트플러스, 피콕, HBO맥스는 이미 광고기반 요금제를 도입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광고 삽입형 무료 OTT의 올해 광고 매출액은 190억 달러(약 26조원)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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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OTT에 광고가 탑재하면 TV 등 레거시 미디어의 기존 광고가 이탈하고, 미디어 시장 흐름이 OTT로 더욱 기울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유료 OTT 서비스 이용자 중 50% 이상이 광고 모델을 선택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국내 OTT도 광고 놓고 고민 중…해외 OTT 노선 따라가나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가 국내 도입되면 미디어 및 광고 시장 환경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등 플랫폼 광고 수요에 방송 광고까지 넷플릭스가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도 넷플릭스의 노선을 따라갈지에 대해 고민이다. 아직 넷플릭스의 절반도 못 미치는 구독자 수로는 광고 영업이 쉽지 않은데다 자칫 모회사의 광고 수익을 빼앗아오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OTT 플랫폼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넷플릭스(1212만 명), 쿠팡 플레이(481만 명), 웨이브(424만 명), 티빙(412만 명), 디즈니플러스(165만 명), 왓챠(105만 명) 등의 순이다. 똑같은 광고를 붙인다 해도 넷플릭스에 노출 효과가 더 커진다. 생각처럼 광고 영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관측이다.


방송업계 고위 관계자는 "가시청 가구를 확보한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 수익으로 연결되겠지만, 국내 OTT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면서 "오히려 구독자 수를 잃을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진출 시점에 각 국가에 맞춰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방안은 논의 중"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티빙과 웨이브의 주요 주주들은 지상파 방송사(KBS, MBC, SBS), 유료방송사업자(CJ ENM, JTBC)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광고주들이 OTT 프로그램에 광고하면 실시간 본방송에 삽입되는 광고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방송 채널에서 줄어드는 광고가 OTT 프로그램에 삽입되면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미디어 시장, FAST플랫폼도 가세

미국 미디어 시장은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주목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장악하면서 이미 10여년 전부터 레거시 미디어의 광고 재원이 축소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OTT, FAST까지 가세하게 된 것이다.


FAST 플랫폼은 광고를 보는 대신 실시간 채널을 구독료 없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료방송과 비슷하게 드라마, 예능, 뉴스 등 다양한 채널을 시청할 수 있으나 별도 구독료가 없는 것이 강점이다. 미국에서는 로쿠, 플루토TV, 폭스의 투비, 아마존의 프리비가 대표적인 FAST 플랫폼이다.


미국에서는 여러 OTT에 유료방송까지 구독 비용 부담이 과중해지자 구독을 끊고 인터넷을 연결해 FAST만 시청하는 모습까지 나타날 정도다.


미디어 시장조사업체 디지털TV리서치는 전 세계 FAST 시장에서 콘텐츠 유통에 따른 수익이 지난 2018년 219억달러(약 30조원)에서 2024년 560억달러(약 76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는 "FAST는 시청자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케이블TV와 차이가 없고 가격도 훨씬 싸다. 시청자는 콘텐츠를 보는 데도 차이가 없고, 더 저렴하고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니 FAST로 이동한다"면서 "또한 OTT는 계속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는데 가입자 모집에는 한계가 있다. 가입자 증가가 예전처럼 급속히 일어나지 않으면 저가 요금제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가 요금으로는 수익성이 악화해 광고를 붙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경기가 침체했다. FAST가 더 확산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중론"이라며 "OTT 여러 개를 구독하는 비용도 합치면 부담이 상당하다. 고가 요금제에서 광고 기반 저가 요금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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