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동연구팀, 의학학술지 '랜싯'에 대규모 통계 조사 결과 논문 실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전 세계 암 사망자의 절반이 흡연, 음주, 비만 등의 잘못된 생활 습관 등 '예방 가능한 위험 요소' 때문에 암에 걸려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시 말해 금연, 금주, 체중 조절 등을 통해 암 환자 사망자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독일의 독일암연구센터ㆍ캐나다 공중보건청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20일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을 의학 전문 국제 학술지 '랜싯'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200여 개국의 암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를 집계해 보니 피할 수 있는 위험 요소, 즉 음주, 흡연, 비만 때문에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약 450만 명에 달한다. 해당 연도 전 세계 암 사망자 수의 약 44% 수준으로 암 발생 원인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연구팀의 루돌프 카악스 독일암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음주, 흡연, 비만 같은) 위험 요소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얼마나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준다"면서 "간단히 말해 담배를 피우지 말고 체중 관리를 하며 술을 많이 마시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204개국에서 사망ㆍ장애를 초래하는 350종 이상의 질병ㆍ부상 등에 관한 연구 결과를 활용해 분석했다. 이 결과 24종의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34개의 요소들의 위험성에 대해 측정했다. 우선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이 되는 암은 기관암ㆍ기관지암ㆍ폐암으로 36.9%를 차지했다. 이어 결장암ㆍ직장암 14.2%, 식도암 7.6%, 자궁경부암 6.3%, 간암 5.7%, 위암 5.2%, 유방암 4.0%, 췌장암 3.9% 등의 순이었다.
세부적으로 2019년에 사망한 남성 암 환자의 절반, 여성 암 환자의 3분의 1은 흡연, 알코올 중독, 무모한 다이어트, 불안전한 성교나 석면 같은 유해 물질에 노출된 작업 환경 때문에 발생한 암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에 비해 이런 '예방 가능한 위험 요소'들로 인해 발생한 암 사망자 수는 20%나 늘었다. 저소득국가에선 초과 체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이 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 어떤 요소들을 관리해야 하는지 결정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라면서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고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금연 확산 정책, 알코올 중독자 치료 등과 같은 정책들이 (암 사망자 감소에)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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