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원금감면에 금리 인하 제공
재기 지원 컨설팅까지 각종 지원 마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오는 2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원금 감면, 대출금리 인하, 컨설팅 지원까지. 시중은행들도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사회적 대유행) 기간 은행에서 사업자 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았다가 상환이 어려워진 차주가 많은 것으로 금융권에서 파악하고 있는 만큼, 취약 차주 지원이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금리 인상기에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은 늘어난 반면, 은행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에 벗어나기 위해 지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이례적으로 원금감면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신용등급 7등급 이하와 고위험 다중채무자 중 성실하게 상환한 대출 연장할 경우, 금리가 연 6%를 넘으면 고객이 6%를 초과해 낸 이자로 원금을 자동상환해주고 있다. 원금감면은 원금이 깎이면서 동시에 이자 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금리인하보다 취약 차주에게 더 이득이다.
우리은행은 또한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경영, 재무, 세무, 창업 분야의 전문가가 방문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조언할 예정이다.
대출금리 인하 지원책도 내놨다. 신한은행은 7월 말 기준 연 7% 초과하는 새희망홀씨대출을 포함해 서민성 일반신용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금융기관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를 연 1.5%포인트(P) 낮춰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리 감면 대상인 차주의 금리가 연 9%라면 최대 1.5%P 내려주고, 연 8%라면 연 1%P 인하해 최종 금리를 각각 7.5%, 연 7%로 낮춰주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약 7만2000여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5만명을 대상으로 각종 금리 감면 혜택을 지원한다. 연 7% 초과 고금리 대출 기한연장 시 최대 1%p 금리를 감면해주는 한편 비은행권 대환대출 제도인 ‘소상공인 대환대출’도 제공한다. 또, 이달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것을 고려해 다음 달부터 자체 ‘만기연장 & 분할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 밖에 정부가 추진하는 '새출발기금'에도 계열사 하나카드와 함께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다만 이런 지원책에도 기준금리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자영업자 차주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기준금리를 1.5%P 올렸고 연말까지 추가 인상 의지를 밝혀 대출 금리가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 범위는 1월 공시분(지난해 10~12월 취급 기준) 2.80~4.48%였지만 지난 8월 공시분(올해 5~7월 취급 기준)에서는 3.60~4.81%로 상승했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자율적인 채무 재조정에 나서야 해서 부실 위기 확산을 사전에 막기 위해 동참해야 한다"며 "은행들이 단순히 저신용자만을 대상으로 채무 재조정 나설 것이 아니라, 연체를 발생시킨 부실 차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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