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높은 발굴 담당자 수리·보수 등 참여 요구
'책임공무원제'·'책임감리제' 입법·시행도 촉구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 경주 외동읍 죽동리 청동기 출토지,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 도성 등의 파괴·훼손과 관련해 학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고고학회, 역사학회, 한국고대학회, 한국문화유산협회 등 전국 문화재 유관 학회 스물여섯 곳은 29일 성명을 내고 "정부와 지자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는커녕 문화재 파괴·훼손을 묵과하거나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손에게 길이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게 명약관화하다"며 "후진적 문화재 행정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내고, 문화재 보호·관리의 제도적 결함을 보완해 선진 문화재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시한 사안은 크게 세 가지. 문화재청이 김포 장릉 인근에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에 내린 공사 중지 명령에 관한 법원의 부당 판결, 한성백제 풍납토성 복원 사업 관련 송파구청의 행정소송, 구산동 지석묘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주는 지층)을 파괴한 김해시의 주먹구구식 정비 등이다.
학회들은 "안일함과 무지, 나사 풀린 문화재 정책과 행정으로 문화재 파괴가 전국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매장문화재와 발굴 문화재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높은 문화재 발굴조사 담당자가 수리·보수·보존·복원·정비 사업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격 요건을 갖춘 문화재 전문인력을 의무적으로 확충하는 '문화재 보호·관리 책임공무원제'와 지속적인 예방 차원에서 문화재 전문가를 위촉하는 '문화재 책임감리제'의 입법·시행도 촉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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