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몰에 등장한 친절한 ‘점원’씨, 정체는 인공지능 ‘스마트미러’
지역 콘텐츠 활용한 메타버스 기반 ‘3D 에니메이션’ 프로젝트도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지난 27일 낮 부산 사하구 하단동 복합 패션쇼핑몰인 ‘아트몰링’ 7층에서 똑똑한 한 ‘점원’을 만났다.
그가 “당신과 잘 어울려요!”라며 권하는 의류 상품에 시선이 쏠렸다. 어떻게 고객의 취향을 읽었는지 색상과 옷맵시가 딱 걸맞는 스타일을 제안했다.
지상과 지하를 합해 모두 25개 층인 대형 빌딩에서 패션관만 모두 8개 층을 차지하니 매장을 찾아다니기 바쁜 소비자가 이 친절한 점원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그는 쇼핑객의 전신을 ‘한 방’에 훑어보고 체형과 취향을 분석한 뒤 곧바로 가격까지 안내하면서 그 상품이 있는 4층 매장을 추천했다.
이 점원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었다. 패션관 입구에서 손님을 맞는 키오스크의 이름은 ‘AI 패션 스마트미러’.
‘거울아, 거울아 내 패션 스타일을 알려줘’라고 적힌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준 뒤 몇가지 질문에 터치로 답하면 이 스마트미러는 패션숍의 입고 물건을 찾아 매장 위치를 알려준다.
소비자가 원하면 이 패션몰에 없는 다른 매장의 재고 물건까지 파악해 네이버스토어를 통해 인터넷으로 구매하게 도와준다.
이 똑똑한 점원을 탄생시킨 ‘산모’는 누굴까? 대학과 인공지능 스타트업, 패션유통 기업들의 상생 콜라보 프로젝트가 이 ‘스마트미러’를 낳았다.
동서대학교의 LINC 3.0 사업단과 스타트업 가족회사들이 산학협력으로 똑똑한 ‘패션 코디네이터’를 세상에 내보낸 것이다. 동서대 가족회사인 ㈜사맛디와 ㈜서르, ㈜패션그룹형지가 이 프로젝트에 연계 참여했고 1년여째 협업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동서대 기업지원실장 김형숙 교수는 “이종 산업 간의 도전적인 융합 프로젝트가 이 패션몰의 고객 흥미유발과 매출 상승에 기여하는 등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며, “기술과 노하우의 융합과 협업이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LINC 3.0 사업단의 기업지원실은 이런 프로젝트의 총괄 기획과 협업, 사업화를 지휘하고 있다. 동서대 교수와 학생들이 이 프로젝트에 올라타 관리와 실습 등을 겸해 다양한 솔루션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또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퍼플박스는 지역 최대규모의 3D애니메이션 제작회사로 설립 초기부터 동서대와 연계한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콘텐츠 제작 히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올해는 ‘감천문화마을’을 게임 엔진상에 구현해 최초의 메타버스 기반 3D애니메이션 제작을 기획해 XR 콘텐츠 ICC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AI기반 다자인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인 ㈜사맛디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패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국내 대기업과 연계해 프로토타입 제작을 수주하면서 사업을 진행 중이어서 향후 성장이 더 기대된다.
AI컨설팅 스타트업인 ㈜서르는 데이터 설계, 가공과 검수 등 처리를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두 스타트업은 힘을 모아 AI 기술 적용과 개발 등을 추진한다.
패션그룹형지도 참여해 이 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 아트몰링에서 실전을 진행하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 대학 LINC 3.0 사업단은 스타트업의 성장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사령탑을 맡고 있다. 패션분야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서르는 2019년 설립 후 AI 패션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동서대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금은 다른 산업 분야까지 혁신을 이루고 있다. 인테리어와 의료분야, 재활용 부문까지로 진화하고 있다.
서르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을 비롯 국내 20여곳의 병원과 협업을 진행했으며, 이런 협업을 통해 개발된 제품은 시범 서비스 등을 통해 의사의 보조자로 활약하고 있다. 재활용 생활 페기물들도 자동으로 분류해 리사이클이 가능토록 하는 제품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대학과 스타트업의 협업 프로젝트가 창업 4년만에 150여명의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황기현 LINC 3.0 사업단장은 연결(Connection)→협업(Collaboration)→경쟁력(Competitiveness)→상생(Co-prosperity)으로 이어지는 ‘4Co’ 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스마트미러’와 ‘의료 수술데이터 라벨링’ 같은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단장은 “이제 개별 기업이나 학교가 ‘각자도생’ 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업단은 산학연 네트워크 구성원들이 4Co 기업지원을 토대로 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모두 공생하는 길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힘있게 말했다.
동서대 가족회사는 지금까지 모두 1600여곳이다. 기업과 교수의 매칭을 위해 매년 100개 기업을 선발해 멤버십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서르와 사맛디처럼 여러 스타트업들이 빅히트를 예고하며 산업과 인류의 번영을 향해 꿈틀대고 있다.
동서대는 이런 프로젝트들의 추진을 위해 본교와 센텀 캠퍼스에 기업협업센터(ICC)를 갖추고 있다.
창의적 디자인 혁신을 겨냥한 ‘CV디자인 ICC’와 가상융합 실감 콘텐츠 제작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XR콘텐츠 ICC’는 본교에서 가동하고 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반의 관광 콘텐츠를 융복합하는 ‘DX투어리즘 ICC’는 센텀캠퍼스에 둬 인력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꾀하고 있다.
대학이 구축한 창조·혁신 플랫폼에 기업들이 모여들어 신기술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바야흐로 융합시대가 활짝 열렸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bsb03296@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총 65억' 로또 1등 4장이 한 곳서…당첨자는 동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