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 나선 삼성
오늘 40개국 폴더블폰 출시
애플은 공개 시점 한주 앞당겨
불황속 위축된 소비자심리
가격 동결한 삼성·애플 인상 전망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삼성전자가 신작 '갤럭시 Z플립4·폴드4'를 내 놓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작 대비 큰 인기를 얻으며 순항하는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14 공개 시점을 1주일 앞당기며 정면 승부를 걸고 나왔다. 폴더블폰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삼성전자를 애플이 견제하고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 세계 약 70개국에서 진행한 Z플립4·폴드4 글로벌 사전 예약 판매량은 전작 대비 5%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7일 동안 폴더블 스마트폰 시리즈 역대 최다인 약 97만대의 사전 판매를 기록했다. S22시리즈도 하루 평균 판매량 측면에서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세계 약 40개국에서 폴더블폰을 본격 출시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약 40개국에서 먼저 선보인 후 다음 달까지 130여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언팩 당시 "폴더블폰으로 1000만대 이상의 (판매) 숫자를 찍는 원년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만큼 회사 안팎의 기대감도 크다.
이 가운데 애플이 9월 8일(한국시간) 애플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공식 초대장을 통해 밝혔다. 올해 공개 예정인 아이폰14 시리즈 4종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예년(9월14일) 대비 일주일 가량 빠른 시점으로 삼성전자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결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bar)형 폼팩터 경쟁에서 아이폰에 밀린 삼성이 우회전략을 취하면서 애플도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이다.
시장에선 가격이 관건이 될 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 코로나19발 봉쇄, 미국발 금리 인상 기조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소비자 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13억 100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반대로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
삼성은 폴더블폰 제품 사양 업그레이드에 따른 부담에도 전작 수준으로 가격을 동결했다. 내장 메모리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256GB 기준 Z플립4는 135만3000원, Z폴드4는 199만8700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애플의 경우 올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는 아이폰14 평균판매단가(ASP)가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작년 아이폰13 기본형 256GB 출고가는 899달러로 올해는 약 1033달러에 달할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동결 또는 100달러 인상 설 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지만 IT팁스터들은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달러 가치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환율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 체감가는 더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기준 1333.80원으로 연초(1193.50원) 대비 11.7% 급등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아이폰14 국내 판매가가 전작보다 20만원가량 비싸질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아이폰과 아이패드 엔화 가격을 최대 25%까지 인상한 선례가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가격을 일부러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몇 년 전부터 고가의 럭셔리 마케팅을 지속해오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특별히 다른 가격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에서 가격이 인상 또는 동결됨에 따라 한국 내 출고가도 환율을 반영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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