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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신선"…아날로그 찾는 MZ세대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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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주목받는 아날로그…LP판·필름카메라 인기↑
전문가 "젊은층, 추억의 물건에 신선함 느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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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대학생 김은주씨(21·가명)는 최근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구매했다. 찍은 사진을 직접 인화해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필름카메라로 보정작업을 할 수는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것에서 매력을 느낀다"며 "또 스마트폰을 통해 사진을 찍고 나면 막상 잘 안 보게 되는데, 사진을 인화해 보관하고 있으면 그때의 추억이 오롯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최근 '뉴트로(New+Retro)' 열풍을 타고 필름카메라, LP판 등 아날로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레트로'가 옛것을 그대로 재현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면, '뉴트로'는 옛것을 경험해본 적 없는 젊은층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주는 게 특징이다. 뉴트로에 열광하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 매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레트로'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들고 찍은 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레트로'를 검색하면 85만개의 관련 게시물이 나오고, '필름카메라'를 검색하면 267만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필름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은 한 누리꾼은 "가족이나 지인들 사진을 찍어주고 인화해 깜짝 선물로 주는 게 취미"라고 말했다.


아날로그 상품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에 해당하는 49.4%가 '아날로그적 상품에 더 관심이 많이 간다'고 답했다. 이중 MZ세대에 해당하는 20대와 30대는 각각 50.8%, 52.8%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반면 40·50대의 아날로그 상품에 대한 관심도는 40%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즉, 각종 아날로그 기기를 경험한 중장년층보다 경험하지 않은 젊은층이 아날로그 상품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셈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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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아날로그 상품 매출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LP 상품 구매자 중 20대와 30대를 더한 비율은 2019년 27%에서 2021년 40.8%로 크게 늘었다. LP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널리 쓰인 아날로그 기반 음악 저장 매체다. 1990년대 이후 CD나 MP3 등이 보급되면서 2000년대 전후로 LP는 퇴출 위기에 몰렸다가 최근 뉴트로 열풍과 맞물리면서 부활했다.

LP를 찾는 고객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음반 산업계 역시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블랙핑크 등 인기 가수들도 잇따라 LP를 발매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필름카메라 역시 인기다. 필름카메라는 1980~1990년대 꾸준히 인기를 끌었으나,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급격히 쇠퇴했다. 특히 즉석 필름카메라 대표주자인 폴라로이드가 2001년과 2008년 두 번의 파산보호신청을 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필름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 및 스마트폰과 비교해 불편한 점이 적지 않다. 촬영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없으며, 보정작업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이 같은 경험은 되레 신선하게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필름카메라 매출은 2017년 대비 158% 상승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뉴트로에 열광하는 이유는 세대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 옛것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옛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새로움을 준다"며 "특히 필름카메라나 LP판은 완벽하지 않다. 필름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에 비해 화질이 낮고, LP판도 특유의 '지지직'거리는 잡음이 느껴진다. 그러나 MZ세대의 경우 이러한 불완전함을 오히려 신선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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