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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불평등 양극화의 해법 '차등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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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불평등 양극화의 해법 '차등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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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선진국이다. 짧은 시간 내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경제 선진국다운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빠른 성장은 불가피하게 불균형과 격차도 함께 키웠다. 잘사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사회적 약자도 많아졌다.


다행히도 정부는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고 다수의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도 소외계층을 위한 현재의 정책은 사후 지원 형태의 정책이 중심이므로,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불평등과 양극화, 불균형과 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해법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평등·양극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존 롤스의 ‘차등의 원칙’과 마사 누스바움의 ‘역량의 창조’를 참고해볼 수 있다. 존 롤스가 제안한 ‘차등의 원칙’은 한마디로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한 구성원에게 기회를 더 부여하는 원칙이다.


우리 사회는 현재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자는 ‘동일의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빈부격차, 계층격차 등이 있는 상태에서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와 최소 수혜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사한 기회를 제공받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차등의 원칙’을 적용해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핀란드다. 핀란드에서 학교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거의 모두 특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개인맞춤형 교육 기회를 추가로 제공받는다. 그 덕분에 모든 학생들이 낙오없이 학교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가. 소위 수포자라 불리는 학생들은 사실상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 방치된 채로 있다가 학교를 졸업한다. 만일 ‘차등의 원칙’에 따라 수포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서 이들이 학교에서 개인맞춤형 교육을 추가로 제대로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수포자의 수는 줄어들고 모든 학생들의 미래는 훨씬 더 밝아질 것이다.


누스바움이 제안하는 ‘역량의 창조’도 롤스의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다. 누스바움의 역량접근법은 기존의 GDP 접근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새 방식으로, 각 개인의 자질과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둔다. 사회적 약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불평등 해소를 위한 더 나은 접근법임을 강조한다.


어떤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 기회를 증진하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다. 역량을 증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회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은, 불평등과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고기를 주는 방법을 넘어,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뒤처진 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자.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정책도 두 가지를 병행하자.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존의 복지정책이 그 하나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역량을 증진시켜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것이 새로운 또 하나의 정책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은 모두가 행복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새로운 해법이다.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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