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기금 전문운용기관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 제안
“운용 고도화 및 효율적 의사결정체계 확립 필요”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국민연금공이 독립적인 집행이사회(CxO)를 갖는 국제적 위상의 전문 운용기관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용수익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와 기금운용체계 개편’ 보고서에서 “1000조원에 육박하는 운용 규모는 단순히 비례적인 양적 확대가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구성과 투자 전략의 고도화라는 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면서 “운용 고도화에는 효율적 의사결정 체계와 역량 있는 운용 조직이 필수적”이라며 CxO를 갖는 전문 운용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정부와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기금운용위원회)는 독립성이 결여돼 있고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설치된 하위 위원회 역시 '옥상옥'의 비효율적 의사결정체계로 평가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운용 역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운용위원은 시장의 부당한 요구 및 압력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선임과 임기 연장 권한이 정부에 있는 전문위원은 정부 부처 차원의 정무적 판단에 대항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현실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금 차원의 노력과 활동에 있어, 최고의사결정기구와 집행조직의 지배구조가 근본적인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운용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제도 특성을 반영하는 기금운용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면서 이른바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 운용체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기금의 운용은 ALM위원회 및 레퍼런스포트폴리오를 가교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에 부여하는 지배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거대 적립금이 단일 기관으로 운용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효율성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성공적인 해외투자를 위해서 절실하다. 국민연금이 십여 년 전부터 뉴욕, 런던, 싱가폴 등지에 해외사무소를 설치하고 현지법인의 역할과 인력 구성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고 노력했지만, 준정부기관이라는 조직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어서다.
남 위원은 “공적연기금 전문운용기관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가칭)’는 감독위원회 성격의 기금운용위원회와 공사의 집행이사회를 포괄하는 개념의 조직”이라며 “전담 운용기관이 되면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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