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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탈중국]③中, 광산 兆단위 '싹쓸이 쇼핑'…韓은 고환율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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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4배 폭등…니켈·코발트도 고공행진
원자재 가격 폭등 속 광산 가진 中 '쾌재'

韓 배터리는 IRA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고환율까지 덮쳐 숙제 켜켜이
전문가들, 중국 중심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필요

편집자주배터리 업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시행이 불과 4개월 남짓 남으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간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해온 중국의 대안을 찾아낼 길이 요원하다는 점 때문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외 지역에서 여러 공급망을 확보해뒀지만, 물량 수급이나 가격 변동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위험요인이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탈중국을 향한 세계적 흐름이 거세질 지, 현실적 한계를 감안한 미국이 한발 물러설 지 안갯속인 상황에서 미·중의 공급망 새판짜기를 맞닥뜨린 국내 배터리 업계가 직면한 위기와 해법을 짚어본다.


[배터리 탈중국]③中, 광산 兆단위 '싹쓸이 쇼핑'…韓은 고환율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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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은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각종 핵심 광물을 가공·제련, 화합하고 캔·가스켓(배터리의 뚜껑역할)·동박 등 각종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배터리 제조 전체 과정에 걸쳐 중국 자본의 손이 뻗지 않은 분야를 찾기 힘들다. 특히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주요 광물을 채굴할 수 있는 전세계 광산은 중국 기업들의 독무대 수준이다.


2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당 100위안(약 1만9556원) 수준에서 거래돼던 리튬 가격은 현재 ㎏당 469.5위안(약 9만1815원)으로 4배가 훌쩍 넘게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다른 핵심 원료인 코발트와 니켈 역시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고점을 찍은후 30~40%가량 가격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1월 t당 3만2000달러(약 4305만원) 수준이었던 코발트는 현재 t당 4만9000달러(약 6592만원) 수준이고 같은 기간 니켈은 t당 1만3000달러(약 1748만원)에서 2만1800달러(약 2932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남미·아프리카·호주 광산 매물만 나오면 배팅한 中=배터리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전쟁 리스크와 전기차 수요 급증,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 원인으로 촉발됐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락 속에서 쾌재를 부를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배터리 업계였다. 중국 기업은 2010년대 초반부터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을 사들였다.


특히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후 고공행진 중인 리튬 시장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은 압도적이다.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가 남미의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염호(소금호수) 등 ‘리튬 삼각지’에 몰려 있지만 수산화리튬, 탄산리튬 등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화합물 1위 생산 국가는 중국이다. 여기에 주요 광산의 채굴권까지 모두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리튬 광산에서 설비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소후닷컴 캡처

리튬 광산에서 설비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소후닷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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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화리튬 전 세계 생산량의 약 24%를 차지하는 간펑리튬은 지난달 아르헨티나 광산 채굴 회사 '리테아'를 9억6200만 달러(약 1조 2938억원)에 M&A(기업 인수합병)했다. 리테아는 광산 자원이 풍부한 아르헨티나의 '살타'에 두개의 염호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곳들의 탄산리튬 매장량은 약 1106만t으로 추산된다.

또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중국 저장화유코발트는 지난해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리튬 광산 회사 프로스펙트리튬 짐바브웨를 4억2200만 달러(약 5675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회사는 리튬 124만~19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광산 '아카디아'를 소유한 회사다. 또 이 회사는 화유코발트는 호주 프로스펙트리소시스를 4억2220만 달러(약 5678억원)에 사들였다.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에 이어, 전해액 원료인 리튬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인 CATL도 지난해 9월 콩고민주공화국 리튬 개발 프로젝트에 2억4000만 달러(약 3228억원)를 투자해 지분 24%를 확보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주력인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비싼 코발트도 중국에 의해 공급망이 좌우된다. 코발트는 아프리카 콩고에 세계 매장량의 60%가 묻혀 있는데 뤄양몰리브덴·화유코발트 등 중국 기업들이 10년전인 2012년부터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을 투자해 콩고 코발트광산을 싹쓸이했다. 광물부터 원재료(코발트화합물)까지 코발트 공급망을 중국 업체가 장악한 것이다. 원자재 정보 제공사인 S&P글로벌플라츠는 "중국이 탄소중립 목표에 집중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이에 따라 리튬 등 전기차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中 공급망 독립·고환율·고원자재값…韓배터리 또다른 '3중고'=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배터리 소재, 광물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덕분에 핵심 배터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 수입액 17억4829만달러(약 2조3357억원) 가운데 중국 수입액이 14억7637만달러(약 1조9724억원)로 84.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발트도 전체 수입액 1억5740만달러(약 2102억원)가운데 중국 수입액이 1억2744만달러(약 1702억원·81.0%), 천연 흑연의 경우 전체 수입액 7195만달러(약 961억원) 중 6445만달러(약 861억원·89.6%)가 중국산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시행과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 공급망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일정 수준의 궤도 수정이 필요해졌다.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 리튬광산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제공=포스코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 리튬광산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제공=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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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는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원자재 확보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여지가 커졌다. 글로벌 완성 배터리셀 선두권인 LG에너지솔루션만 봐도 해외 합작법인 설립과 잇따른 투자로 올해 2분기 말 부채가 4조2494억원 수준인데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약 1600억원의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IRA 시행으로 인해 장기공급 계약으로 물량을 확보해둔 중국산 원자재를 대체할 제3의 공급망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 비용까지 부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대체할 광물, 소재 공급처를 찾고 신규 계약을 하기 위한 추가 비용은 불가피할 것 같다"면서도 "중국 기업들과 맺은 공급 계약분이 매몰 비용이 되는 것은 아니고 배터리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꼭 IRA 시행에 맞춰서 변화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특정 국가에 90% 안팎의 공급망 의존도를 보이는 것은 그것 자체로 리스크"라며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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