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여자와 개는 출입금지? 골프장 벽 허무는 '우먼 파워'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국내 골프 인구 4명 중 1명 '여성'
경제력 갖추고… 업계 호황 선도
"고비용 문제 해결해야 성장 지속"

2030세대 여성 골퍼들이 필드 위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섬

2030세대 여성 골퍼들이 필드 위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섬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우먼 파워'가 필드 위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24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지난해 564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국내 유입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4만명 늘어났다. 눈여겨볼 점은 여성 골퍼의 비중이다. 지난해 기준 25.5%로, 골프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일본(19.3%)을 앞질렀다.

일례로 지난해 20대 여성이 골프장을 찾은 횟수는 평균 16.3회다. 2019년 2.6회와 비교하면 2년 새 6배 넘게 급증했다. '멋'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젊은 세대, 특히 여성의 입맛을 공략한 골프웨어가 쏟아진 것도 이를 방증한다. 화려한 의류를 착용하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게 유행이 된 것도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역대급 호황"… 지금 골프 업계는 '여인천하'

여성의 활발한 골프 진입은 관련 업계의 호황을 주도하고 있다. 영향력이 두드러진 건 골프웨어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56.3% 성장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65.5%에 달했다. 2020년 당시 골프웨어 매출 신장률이 10%대에 머물렀던 것과 대비된다.


여성은 '큰손'다운 구매력을 보여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골프웨어를 구매할 때 1회당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계층은 '3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명당 골프웨어 구매에 평균 28만6000원을 지출할 때 30대 여성은 31만원을 소비했다. 구매 빈도로 따져도 3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골프장이 禁女의 공간이라고? 이젠 옛말

골프장이 처음부터 여성에게 열린 공간이었던 건 아니다. 골프 종주국 스코틀랜드엔 '금녀(禁女)의 공간'으로 유명세를 떨친 골프장이 있다. 이스트로디언 뮤어필드, 이달 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여자오픈이 열렸던 장소다. 1744년 문을 연 이곳에서 여자 프로 대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뮤어필드엔 그 유명한 '개와 여자는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걸려 있기도 했다. 270년 넘게 남성 회원들만 받아오던 이 골프장은 2017년이 돼서야 여성 회원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실제로 여성 회원이 가입한 건 2019년, 최근까지도 필드 위에 성차별의 벽이 굳건히 세워져 있던 셈이다.


이웃나라 일본에도 여성을 차별하는 골프장이 있었다.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이다. 2017년 당시 2020 도교 하계올림픽 경기장으로 선정됐지만, 여성을 정회원으로 받지 않고 공휴일에 여성의 라운드를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경기장 변경 가능'이라는 경고까지 날리자, 결국 여성에 대해서도 정회원 자격을 부여했다.


아직도 '女회원' 안 받는 골프장, 한국에 있다
여성 골퍼. 사진출처=Getty images/멀티비츠

여성 골퍼. 사진출처=Getty images/멀티비츠

원본보기 아이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 골프장도 여성에게 문을 열었지만, 아직 여성을 배제하는 골프장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이야기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 용인시 소재 회원제 골프장 2곳이 대표적이다. 두 골프장은 1980~1990년대에 개장했다. 당시 골프는 남자들의 스포츠라는 사회적 인식에 따라 '만 35세 이상의 남자'로 회원자격을 정했다. 이 조건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진정이 쇄도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 문제의 조건에 대해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는 판단을 내놨다. 국가인권위 측은 "여성이 다른 방식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어도 정회원이 누리는 혜택과 큰 차이가 난다"며 "개장 당시 세운 기준을 골프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늘어난 현재까지 유지하는 건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단 두 골프장만 그런 건 아니다. 회원권 시장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여성을 차별하는 골프장이 많다. 한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일부 골프장에서 여성의 입회를 제한하거나 혜택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며 "남성 회원권의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여성 회원권은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까지 비싸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경제력 갖춘 여성, 필드 위 트렌드 주도한다

그렇다면 과거와 달리 여성들의 골프 참여가 활발해진 배경은 무엇일까. 단지 SNS에 화려한 골프웨어를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유행 덕분이라고 치부하기엔 영향력이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진 데 더해 경제적·사회적 위치가 높아진 게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엔 골프장이 '남성들의 비즈니스 공간'이었다면 이젠 지인들과 여가를 즐기는 스포츠로 골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여기에 여성들이 경제력을 갖추면서 골프에 대한 진입이 수월해진 것인데, 이 같은 여성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여성들의 골프 참여는 이미 일본을 추월했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며 "앞으로는 극적인 성장세보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며 다른 여가생활로 인구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성의 골프 참여는 물론 산업의 성장이 계속되기 위해선 '누구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대중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