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파티' 스캔들 휩싸인 핀란드 총리, 마약검사서 음성

약물복용 의혹은 해소…여론은 계속 악화
러 SNS 해킹으로 동영상 유출 의혹도 제기

17일(현지시간) 핀란드 현지매체 일따레흐띠(IL)가 공개한 파티 동영상 속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의 모습. 마린 총리는 해당 동영상에서 20여명의 핀란드 내 유명인사들과 과격한 춤을 추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미지출처= 일따레흐띠(IL)]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광란의 파티 동영상 유출 논란으로 마약복용 의혹 등에 휩싸였던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약물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마약복용 의혹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품행논란 확대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측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해킹해 의도적으로 동영상을 유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핀란드 공영방송 YLE에 따르면 핀란드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마린 총리가 19일 자비를 들여 자발적으로 여러 약물에 대한 검사를 받았으며, 약물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마린 총리는 지난 17일 일부 핀란드 매체들과 SNS를 통해 유출된 파티 동영상의 여파로 마약복용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영상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핀란드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약물검사를 받아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마린 총리가 직접 검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동영상에서 마린 총리는 핀란드 가수, 방송인, 국회의원 등과 함께 격정적으로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곧이어 헬싱키 한 유명 클럽의 VIP룸에서 춤을 추는 영상도 퍼졌는데, 이때 유명 가수가 마린 총리의 목에 키스를 하는 것 같은 장면이 나왔다며 불륜 의혹까지 함께 퍼진 바 있다.

마린 총리의 약물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일단 마약복용 의혹은 가라앉게 됐지만, 핀란드 내에서 마린 총리에 대한 품행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핀란드 MTV3 방송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 심각한 실수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며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안보상 중대한 시기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총리 측근 인사의 휴대전화나 SNS 계정이 러시아에 의해 해킹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파티 참가자 중 1명이 약 90명만 볼 수 있는 SNS 계정에 올린 것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가 나토 탈퇴를 결의한 현 핀란드 정부를 스캔들로 혼란시키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