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달 국내 휘발유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가격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3주 만에 ℓ당 130원이나 내리면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반영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이달말에는 1600원선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1780.1원으로 첫째주 1881.8원 대비 약 100원 정도 낮아졌다.
19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60.2원으로 지난 1일 1889.8원 대비 129.6원이나 내린 상태다.
국제유가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국내 기름값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기준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9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86.53달러로 전일대비 3.22% 내렸다. 지난 1월25일(배럴당 85.6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러-우 전쟁 발발(2월24일) 한달 전 가격으로 돌아간 셈이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유류세 인하율 확대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5주 연속 내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주 전보다 55.8원 내린 L당 1881.9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L당 18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둘째 주 이후 5개월 만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국제유가 하향세를 고려하면 국내 기름값도 조만간 전쟁 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러-우 전쟁이 발발한 2월24일 기준 국내 휘발유 가격은 1746.2원이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당분간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4.5% 안팎)는 물론 봉쇄 여파가 가시지 않은 올해 6월 증가율(3.9%)보다도 낮은 수치다.
소매 판매도 2.7%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5% 안팎)와 전월 증가율(3.1%)을 모두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석유의 15%를 소비하는 중국의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기름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시행중인 유류세 인하를 다시 복원하는 시점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30%에서 37%로 확대하면서 시행시기를 7월말에서 연말까지 5개월 연장한 바 있다. 또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한도를 50%까지 확대하면서 추가 인하여력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장기적으로 하향세를 보일 경우 물가 관리 보다는 세수 감소 우려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는 지난 5~6월 유류세 30% 인하 조치로 세수 1조3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말까지 유류세 37% 인하 조치에 따른 세수 감소액은 5조원으로 추산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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