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앞코에 구멍들이 뚫린 고무 슬리퍼로 유명한 '크록스(Crocs)'가 디자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내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수석부장판사 김정중)는 크록스가 A사를 상대로 낸 디자인권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1심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크록스 측은 "(2018년 3월부터 생산·판매된) 피고 제품의 디자인은 원고가 디자인권자인 등록디자인과 유사하다"라며 "피고가 이를 생산·판매하는 행위는 이 사건 등록디자인에 관한 원고의 디자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생산 및 사용, 수출입 등을 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는 사무소 및 영업소, 공장, 창고 등에 보관 중인 제품들을 폐기하라"라며 일부 손해배상으로 1억원을 함께 청구했다.
반면 A사는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기존에 등록된 선행디자인들과 같거나 비슷해 새롭지 않고, 선행디자인들의 결합으로 쉽게 창작할 수 있는 것"이란 취지로 맞섰다.
1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디자인권 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선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을 때 등록디자인의 '용이 창작' 여부를 심리 및 판단할 수 있다"라며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선행디자인의 결합 등으로 쉽게 창작될 수 있어 그 디자인등록이 무효심판에 의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부분이 막힌 슬리퍼로서 전체적인 형태 ▲발등 덮개부 위쪽의 여러 개의 통기 구멍의 위치·개수 ▲개방된 뒷부분 ▲발등 덮개부 양측 뒷부분 하단에 결합된 회전 가능한 밴드형 걸이부 등은 크록스가 주장하는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 선행디자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선행디자인에 나타나지 않은 부분은 아랫부분 앞쪽과 옆면 약 3분의 1 지점까지 부착된 장식 밴드의 유무, 아랫부분 줄무늬 위치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각 선행디자인을 일부 변형하거나 결합한 것은 창작 수준이 낮은 디자인으로 통상의 디자이너가 쉽게 창작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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