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5대 광역시 두달째, 경기·인천 올 첫 감소
집값 내려 청약 매력 줄고 구매심리 위축 한몫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올해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던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 그래프가 꺾였다. 부동산 매수 심리 악화, 매매가격 하락으로 인한 분양가 이점 축소 등으로 청약 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다. 서울과 5대 광역시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경기·인천은 올해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가입자수가 감소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가입자수는 총 2701만9253명으로 지난 6월(2703만1911명) 대비 1만2658명 감소했다. 현재 4대 청약통장 유형(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예금·부금)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의 변화는 서울과 5대 광역시 지역의 가입자수가 두 달 연속 감소한 데 더해 경기·인천까지 가입자수가 감소한 탓이다. 서울과 5대 광역시 지역의 가입자수는 6월 전월 대비 각각 4118명, 1422명 감소했다. 이달만 해도 전국 가입자수는 전월 대비 6589명 증가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전월 대비 서울은 7271명, 5대 광역시는 4733명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커졌고, 여기에 경기·인천까지 가입자수가 전월 대비 3637명 감소하면서 전국 가입자수의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수요자들의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가격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의 이점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기 지역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가입자수가 전월 대비 가장 많이 감소한 도시 2위 안양(-540명)에서 지난 3월 분양된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최소 9억3970만원~최대 9억5190만원이었다. 이는 인근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84.82㎡)의 지난 4월 실거래가인 최소 9억4000만원~최대 9억8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단지 동일면적은 지난해 8월만 해도 10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부동산 구매 심리 자체가 위축된 것도 청약통장 가입자수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는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12월까지 5만1905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달 종합저축 주택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오히려 전월 대비 2569명 감소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광명시는 분양가상한제 지역이라는 이점이 있고, 고양시는 분양 예정에 있는 단지가 남았는데도 가입자수가 감소했다"며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 심리 위축에 따라 청약통장 가입자수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청약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반공급 경쟁률은 줄어들었다. 부동산R114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2순위 경쟁률은 7.26대 1로 전월(13.21대 1) 대비 감소했다. 일반공급 가구수는 8780가구로 전월 대비 1377가구 증가했지만 총 청약자수는 6만3764명으로 6월보다 3만명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도 △경기(14.35대 1→5.76대 1) △인천(5.23대 1→3.63대 1) △부산(61.16대 1→42.04대 1) 등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감소한 지역에서 청약 경쟁률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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