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카카오가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의 오픈채팅 강화에 나선다. 그동안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계열사를 늘려가며 규모의 경쟁을 펼처오던 카카오가 외형 늘리기 대신 주력 사업이 카카오톡 플랫폼의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오픈채팅은 메신저 역할에서 나아가 커뮤니티 기능을 하며 해외 진출의 선봉에 설 예정이다.
카카오 ‘오픈채팅’ 진입점 확대 나선다
16일 카카오에 따르면 기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부가 기능으로 제공되던 오픈채팅 진입점을 포털 다음 검색 결과에 추가하고 채팅탭 상단에 오픈채팅 바로 가기를 넣는다. 다음 검색 결과에서 오픈채팅 노출은 드라마를 시작으로 스포츠, 연예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위주 서비스에서 나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익명 커뮤니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앞서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카카오 생태계 내의 오픈채팅의 진입점을 확대해 900만 사용자의 관심사를 연결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다.
오픈채팅은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오픈채팅 사용자 수는 2019년 대비 76% 증가했으며, 일간 활성 사용자 수는 9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톡 일반채팅과 달리 전화번호나 아이디 등 친구 추가 절차 없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공통의 관심사에 따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일상을 공유하는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카카오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9일 ‘침수상황’이라는 키워드를 오픈채팅 메인에 걸고 이용자들의 정보 공유를 돕기도 했다. 또 오픈채팅방에서 최대 1500명까지 음성 대화를 즐길 수 있는 '보이스룸'을 도입하며, 일상의 소통 기능을 강조했다.
광고 붙이고 송금 기능까지…해외진출 발판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변화의 핵심이다. 카카오 경영진들은 현재의 카카오톡만으로는 확장성과 수익성 모두 한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수차례 카카오톡의 ‘한계’를 언급해온 남궁 대표는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의 핵심으로 오픈채팅을 꼽았다.
오픈채팅은 ‘오픈링크’라는 독립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해 국내 기반을 다진 후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다. 남궁 대표는 그간 집중해온 지인 기반 소통을 넘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끼리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카카오 유니버스'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여기에 발맞춰 오픈채팅 맞춤형 수익구조 발굴에 나선다.
카카오는 연내 오픈채팅 서비스에 관심사 기반의 맞춤형 광고를 선보인다. 현재 카카오는 1%의 광고주가 70%의 매출을 가져오는 구조다. 오픈채팅에 광고를 도입해 경기 침체가 이어져 기업들의 광고 예산을 급격하게 축소할때도 영향을 덜 받도록 하기 위해 광고주들을 대폭 늘린다. 카카오웹툰, 멜론, 쇼핑 등에서 이용자가 검색결과에 맞는 주제로 오픈채팅방에 바로 접속할 수 있고 그 방에서는 관심사 맞춤형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오픈링크에는 카카오페이 송금 기능을 추가해 창작자 후원, 동호회 참가 등 익명 커뮤니티에서 필요한 금전거래도 지원한다. 오픈채팅 이용을 더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창작자들의 콘텐츠 배포, 각종 커뮤니티도 오픈채팅과 연계된 오픈링크로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픈링크를 통해 자사 서비스 간 연결성 강화, 수익성 확대, 글로벌 진출을 구상하고 있는데, 송금 기능 도입은 이 구상의 일부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오픈채팅 강화는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성장 전략의 모색으로 풀이된다"라며 "기존 서비스의 강화 및 유기적 결합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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