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엘다바 원전 수주 사실상 확정…최근 내부 절차 마무리
지난주 최종 점검회의 열기도…이달 말 계약 체결 유력
총 사업 규모 300억달러…한수원 몫은 5~10% 추정
2009년 UAE 수출 후 13년만 쾌거…원전업계 '기대감'
단독[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조원대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발전 사업 수주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조’ 단위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만이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원전 생태계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6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수원은 지난주 엘다바 원전 2차 건설사업 계약을 위한 내부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 11일 내부 회의를 주재하고 엘다바 원전 사업을 최종 점검하기도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약 상대방인 러시아 측에서 막바지 내부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큰 이변이 없으면 계약 체결식은 이달 말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엘다바 원전 사업은 이집트 해안도시 엘다바 지역에 1200MW급 원전 4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말 터빈건물 등 엘다바 원전 2차 건설사업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수원 계약 상대방인 JSC ASE는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자회사로,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NPPA)에서 엘다바 원전 사업을 일괄 수주했다. 총 사업 규모는 300억달러(약 39조원)다. 한수원 몫은 2조~4조원 규모인 5~10%로 추정된다.
한수원은 엘다바 원전을 통해 약 13년 만에 ‘조’ 단위 수출을 하게 됐다. 한수원의 해외 원전 사업은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명맥이 끊긴 상황이었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한국 원전 기술력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타격을 입었던 영향이 컸다.
원전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한수원 몫이 수조원대인 만큼 ‘탈원전 직격탄’을 맞은 국내 원전 생태계도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엘다바 원전 시공은 국내 굴지의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가 맡을 계획이다. 200개가 넘는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들도 일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편 엘다바 원전은 지난달 20일 첫 콘크리트 타설식을 개최하고 건설을 본격화했다. 한수원 측은 현지 타설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정부는 2028년부터 엘다바 원전 1호기를 가동할 계획이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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